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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술 한잔?" 마약판매상의 은밀한 SNS채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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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내용 삭제되는 메신저 통해 필로폰 판매

SNS를 통해 마약이 무차별적으로 유통되고 소비계층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SNS를 통해 마약을 판매하다 구속된 A 씨와 구매자와의 실제 대화 내용. (사진=부산검찰청 제공)

 

SNS를 통해 마약이 무차별적으로 유통되고 소비계층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마약판매상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대화 내용이 삭제되는 SNS를 이용해 수사 당국의 감시 망을 교묘히 빠져나갔다.

"필요해요? 통(마약 10g)으로 사시려구요? 못 믿으면 못하는 건데, 그래서 첫 거래는 부담 없이 줄(주사기에 든 필로폰 0.7g)로 하는 거에요. 선입금하고 만남은 거래 몇 번 후에 가능해요."

"입금은 먼저하고, 지정된 장소에서 찾나요? 10분 내로 입금하겠습니다. 장소 알려주세요."

검찰에 구속된 A(41) 씨가 마약 판매를 위해 불특정다수와 SNS를 통해 주고받은 메시지다.

필로폰을 사고파는 대화는 마치 친구와 대화하듯 일상적이고 실시간으로 이뤄졌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해외에 서버를 두고 대화의 자동삭제 기능이 있는 메신저에 '시원한 술 한잔하실 분'이라는 채팅방을 만들어 필로폰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얼음', '차가운 술', '시원한 술' 등은 마약을 뜻하는 은어로 수사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마약사범들이 쓰는 단어다.

A 씨는 채팅방 제목을 보고 연락이 온 사람들에게 판매대금을 차명계좌로 송금받고, 서로 정한 장소에 필로폰을 숨겨놓는 식으로 쉽게 필로폰을 판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마약 거래는 주로 판매자와 구매자 근처에 있는 아파트 복도 소화기 아래나 택시를 통해 전달됐다.

그 밖에 A씨로부터 필로폰을 사들인 B(41) 씨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SNS를 통해 만난 여성 3명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뒤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여성들 가운데는 미성년자 C(16) 양도 포함돼 있었다.

검찰은 조직폭력배들도 마약 시장에 뛰어들어 필로폰보다 대마가 안전하다며 공공연하게 흡연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집에서 대마를 보관하고 있던 칠성파 고문과 필로폰을 판매한 칠성파 조직원 등 3명을 구속했다.

또, 신20세기파 행동대원 C(37) 씨 등 2조폭 2명은 SNS를 통해 여성을 만나 함께 필로폰을 투약하고 성매수를 하려다 구속됐다.

부산지검과 부산경찰청은 검, 경 마약 합동수사반을 꾸려 4월부터 80일간 집중 수사를 벌인 결과 마약류 사범 210명을 입건해 82명을 구속하고, 필로폰 33g과 대마 약 600g을 압수했다.

기소된 이들 가운데 마약 판매자는 34명, 투약자 138명, 밀수 4명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투약자들은 회사원, 상인 등 평범한 일반인이 대다수였다.

부산지검 정종화 강력부장은 "과거 중독자 중심으로 소비되던 마약류가 최근에는 인터넷, SNS 등 유통 경로가 넓어지면서 소비계층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면서 "익명성이 보장되는 SNS를 통해 마약류 거래뿐 아니라 함께 투약할 사람도 유인해 투약하는 사례가 많이 확인된 만큼, 검경 특별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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