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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엔 한국이 봉? 카드사 반발 아랑곳 않고 인상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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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상 일방적 통보…더 큰 문제는 중국과 일본은 쏙 빠져

 

NOCUTBIZ
국제 지급결제 브랜드사인 비자(VISA)가 국내 카드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국제거래수수료 인상계획을 일부만 수정한 채 계속 밀어부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카드사들은 절대 강자인 국제 브랜드사의 횡포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지만 뾰족한 대응수단이 없어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자코리아는 지난 1일 카드업계의 항의서한에 대해 여신금융협회장 앞으로 보낸 답신에서 오는 10월부터 국제거래수수료를 인상하겠다는 당초 계획을 철회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국제거래수수료 가운데 소비자가 부담하는 해외이용수수료율 인상은 시행을 2.5개월 늦춰 내년부터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이용수수료율 인상시기를 내년으로 늦추기로 한 것은 카드업계의 항의에 대해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면서 동시에 한국의 수수료인상이 차별적이라는 비난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자측이 회신에서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내년초에 일본에 대해 내부적으로 국제거래수수료를 인상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며 "소비자들의 해외이용수수료율 인상시기를 내년으로 늦추기로 한 것은 여기에 맞추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자코리아는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한 이유로는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에 따른 비용증가를 들었다.

"(수수료 인상은)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결제처리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했고 그 투자가 한국의 고객사 및 소비자에게 좀더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이라는 항의에 대해서는 "수수료 인상발표 전에 고객사(카드사)와 수수료조정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 "비자의 회신은 조금 선심 써주면서 간을 보는 정도"

여신금융협회와 국내 9개 카드사들은 비자코리아 회신에 대해 5일 오후 관련 부서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자의 회신은 수수료 인상에 대해 카드사들의 반발이 거세고 국내 여론도 좋지 않게 돌아가자 소비자가 부담하는 부분만 선심 쓰듯이 일부 수정을 해주면서 간을 보는 정도로 보인다"며 "회의에서 카드사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추후 어떻게 대응할 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비자의 수수료 인상계획 강행에 대해 여전히 납득할 수 없고, 국제 브랜드사의 횡포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지만 마땅히 대응할 수단이 없어 고심하는 모습이다.

비자와의 계약서상에 수수료는 비자가 일방적으로 정해 카드사에 통보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계약의 문제를 제기할 수도 없는 것이 그 계약이 우리나라와만 그렇게 불평등하게 돼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와도 모두 그렇게 돼 있다고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말했다.

싫으면 비자와 계약을 하지 말라는 식이다.

◇ 해외카드 결제 54% 비자 결제망…울며 겨자먹기 이용

하지만 비자와 계약을 끊으면 해외에 나갔을 때 카드 결제에 차질을 빚게 돼 그 피해가 고스란히 카드사에게 돌아오고 소비자들은 큰 불편을 겪게 된다.

지난 1분기 해외 카드 이용자가 결제한 금액의 54%가 비자 결제망을 통해 이뤄졌을 정도로 해외 지급결제시장에서 비자가 절대 강자이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비자의 요구조건을 들어주며 울며겨자먹기로 비자 결제망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부당한 가격인상이라며 공정거래당국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거론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말했다.

비자가 국제지급결제 시장에서 독과점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거기에 공정거래법의 잣대를 갖다 대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칫 한미간에 통상마찰을 불러올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비자는 지난 4월 29일 각 카드사들에게 인터넷상으로 보낸 뉴스레터를 통해 오는 10월 1일부터 국제거래수수료를 올리겠다며 수수료 종류별 인상률을 고지했다.(해외이용수수료는 10월 15일부터)

수수료는 적게는 10%(해외이용수수료 1%->1.1%), 많게는 두 배까지(해외매입수수료 0.1%->0.2%) 인상하는 것으로 돼 있다.

수수료는 대부분 카드사가 부담하지만 해외이용수수료는 카드를 해외에서 사용하는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다.

비자의 수수료 인상통보는 비자 아태지역본부에 속해 있는 나라들에 대해서도 이뤄졌고 인상률은 각 나라에 따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카드사들에 대한 인상통보가 일방적으로 이뤄졌고 동북아 3국 중에서 중국과 일본은 빠지고 우리나라에 대해서만 인상한다고 통보가 됐다는 점이다.

카드사들은 비자의 일방적이고 차별적인 수수료 인상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난 5월 24일 9개 카드사 사장의 동의를 받아 여신금융협회장 명의로 차별적인 수수료 인상근거를 따지면서 수수료 인상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비자코리아에 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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