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택시 사고로 50대 승객 숨져…경찰 집중단속 무색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집중단속 기간 크고 작은 음주 사고 잇따라...경찰 단속.처벌 헛구호 한몫

(사진=청주상당경찰서 제공)

 

충북 청주에서 만취한 택시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내 뒷자석에 타고 있던 애꿎은 50대 승객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음주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경찰의 대대적인 음주단속 구호가 무색할 지경이다.

30일 오전 5시 50분쯤 청주시 금천동의 한 도로에서 송모(41)씨가 몰던 택시가 앞서가던 택시와 길 옆 전신주 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택시 뒷자석에 타고 있던 승객 김모(56)씨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사고 당시 택시 운전자 송 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20% 상태로 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과 일주일 전에는 밤 9시쯤 청주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40대가 몰던 승용차가 시내버스를 들이받아 승객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술에 취해 역주행을 하던 50대가 항의하는 20대 남성을 차량으로 납치하기도 했고 지난달 27일에는 음주사고를 내고 달아나던 공무원과 동승자가 나란히 입건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황당하고 위험한 음주 사고들이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과 처벌 의지를 밝힌 가운데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경찰의 단속과 처벌이 사실상 헛구호에 그치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월부터 대대적인 일제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음주운전이 가장 많은 새벽 시간대와 주말 저녁에는 사실상 단속 사각지대와 다름없다.

그나마 도내에서 가장 인력이 많은 청주의 경우에도 경찰서마다 전담 인력이 적게는 4명에서 많게는 7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 운전이 많은 새벽 시간대는 인력이 부족해 일주일에 한 번밖에 단속을 하지 못한다"며 "새벽까지 단속이 이어지다보면 다음날 오전 출근이 어려워 업무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도내 한 지구대 경찰관은 "새벽 시간대는 신고 출동이 많아 음주 단속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그나마 신고 출동이 적은 저녁 시간대에 하다 신고가 들어오면 단속을 접고 출동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전국적인 일제단속이나 동승자 처벌, 음주 파파라치제, 유원지 집중 단속, 낮 시간대 단속 강화, 고속도로 화물차 집중 단속 등 대형 사고 때마다 쏟아지는 각종 정책들이 일회성 이벤트로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거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경찰의 음주 단속과 처벌이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로 인식되면서 대형 음주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