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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대테러 관리, 뻥 뚫렸다" 공항공사 요원들 뇌물 받아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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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과 다른 저가의 대테러 장비 눈감아준 대가로 수천만 원 받아

한국공항공사 대테러 폭발물처리요원이 납품업자와 결탁해 계약과 다른 저가의 대테러 장비를 납품받고, 거액의 뒷돈까지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를 관리감독해야할 한국공항공사는 제품의 검수, 시험, 운용 등을 모두 요원들에게 맡겨 사실상 관리, 감독할 시스템이 전무했다. 사진은 업체대표가 계약과 달리 납품한 저가의 대테러 관련 장비 (사진=부산CBS)

 

전 세계적으로 테러에 대한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관리하기 위해 배치된 한국공항공사 요원들이 관련 업체로부터 수년간 거액의 로비를 받아 사실상 대테러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수년간 조직적인 검은 비리가 판을 쳤지만, 정작 한국공항공사는 관리, 감독에 손을 놓아 관리의 허점을 드러냈다.

부산지검 외사부(부장검사 김도형)는 30일 공항 내 대테러 안전관리 업무를 맡으면서 업체로부터 계약과 다른 저가의 제품을 납품하는 것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거액을 받은 혐의(부정처사후수뢰)로 한국공항공사 대테러 폭발물 처리 요원 A(45) 씨와 A 씨에게 금품 로비(뇌물공여)를 한 물품납품업자 B(36) 씨를 구속기소했다.

또, 공항공사에 폭발물 관련 허위 견적서를 제출하고 공사가 납품업자에게 지급한 대금을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거액을 챙긴 혐의(사기)로 한국공항공사 대테러 폭발물 처리요원 C(38) 씨 등 직원 4명과 물품업자 D(52) 씨 등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2010년, X-Ray 디지털 영상 장비 구매와 관련해 군대 후배인 B 씨로부터 "계약과 다른 저가의 제품을 납품하는 것을 눈감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2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 씨는 2011년 3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한국공항공사에 폭발물 관련 물품을 구입할 것처럼 허위 견적서를 공사에 낸 뒤 공사가 납품업체에게 지급한 물품 대금 2600만 원을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당초 B 씨는 미국에서 제작한 제품이라며 특정 장비의 사진과 시험성적서를 제출해 3억 2000여만 원에 계약을 성사시켰지만, 이 제품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은 가짜였다.

군대 선후배 사이인 이들 간의 검은 유착으로 결국 김포, 김해, 제주 등 전국 주요 공항 3곳에는 한대당 2000만 원 상당의 저가 X-Ray 장비가 납품됐고, 현재까지 사용 중이다.

하지만, 한국공항공사의 관리, 감독 시스템이 전무해 사실상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 맡긴 격'이었다.

전문분야란 이유로 대테러 장비, 규격 설명, 심사, 납품 장비의 검수에 이르는 모든 구매 과정을 업체 유착된 대테러 요원 A 씨에게 모두 맡기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또 다른 납품업자 D 씨는 2008년 5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한국공항공사에 폭발물 구매 관련 허위 견적서를 제출하고 공사로부터 받은 대금 3800여만 원을 폭발물 처리 요원 C 씨 등에게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주요 공항에는 한국공항공사 대테러 폭발물 처리 요원 6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김해공항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같은 특수부대 출신 4명을 포함해 5명이 불법 행위에 연루돼 재판을 받게 됐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한국공항공사에 근무하는 대테러 폭발물처리 요원은 매년 10여 차례에 걸쳐 모의 폭발물 제작, 해체 작업 등 대테러 훈련을 하고 있는데, 실제 모의 폭발물을 구입하지도 않아 대테러 훈련이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부실화를 초래했다"면서 "납품업자가 다른 주요 기관에 계약과 다른 저가의 제품을 납품한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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