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한 번 하면요. 다들 못 끊어요. 화장 안 해도 한 것처럼 보이고…""눈 성형수술했냐고 묻는 사람도 있어요""퇴근할 때는 항상 '판다 눈'이 됐었는데…화장에서 벗어나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아침에 완벽한 메이크업을 하고 집을 나서지만 오후만 되면 화장이 눈밑까지 번져 '판다 눈'이 된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운 여름만 되면 여성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아침에는 완벽한 모습으로 집을 나서지만 오후가 되면 얼굴은 땀에 흠뻑 젖어 화장이 줄줄 흘러내리고 눈 밑이 시꺼멓게 물든 '판다 눈'이 되면서 엉망이 되기 때문.
물론 틈틈이 수정 메이크업을 하면 화장이 덜 얼룩덜룩 해지겠지만 이 또한 손이 많이 가는 귀찮은 일이다.
특히 휴가지에서 여성들의 '메이크업 스트레스'는 더 커지게 된다. 휴가 가서 한 시간 동안 메이크업을 하는 것도 곤욕이지만 물놀이를 하면 화장이 군데군데 지워져 얼굴 꼴이 말이 아니게 된다. 그렇다고 메이크업을 안 하고 맨얼굴로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에 많은 여성들은 메이크업을 안 해도 한듯한 효과를 얻기 위해 묘책을 냈는데 그것은 바로 '눈썹 연장술'이다.
실제 여름만 되면 눈썹 연장술을 하기 위해 시술 업체를 찾는 여성들이 늘어난다.
속눈썹 연장술을 받기 전(위)과 후(아래) (사진=루루앤아이래쉬 제공)
박은하 루루앤아카데미(루루앤아이래쉬)원장은 "여름은 덥고 습하기 때문에 화장하는 게 답답하다. 그래서 여름에 더 많이 눈썹 연장술을 한다"며 "속눈썹 연장술을 하면 메이크업을 할 필요도 없고 물놀이를 하거나 수영을 해도 떨어지지 않아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오지연 버블버블네일숍 대표는 "눈썹 연장술을 하면 전과 후가 굉장히 달라 한 번 하면 계속하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며 "화장을 안 해도 눈매가 진해 보여 눈 화장을 따로 할 필요 없이 간단하게 비비크림만 바르면 돼서 메이크업 과정이 간소해진다"고 말했다.
박은하 원장은 이어 "눈썹 연장술의 효과는 굉장히 드라마틱하다"며 "눈썹 연장술이 메이크업을 한 효과를 주는 것은 물론 주변에서 '쌍커풀 수술을 했냐'고 물을 정도로 반응이 좋고 본인의 만족도도 높다"고 강조했다.
◇ 속눈썹연장술 A to Z사람의 속눈썹은 평균 150개의 모발을 갖고 있다. 자신의 속눈썹이 너무 짧거나 혹은 모발이 너무 얇아 숱이 적어 보일 경우 대게 속눈썹 연장술을 받게 된다.
속눈썹 연장술은 자신의 150개 모발에 속눈썹용 인조모를 1:1로 붙여 속눈썹을 풍성하게 해주는 시술이다. 이때 속눈썹용 글루(접착제)를 이용해 인조모를 붙여주는데 눈꺼풀 피부와 닿지 않을 정도의 선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속눈썹처럼 보이게끔 붙여준다.
오지연 대표는 "속눈썹 연장술을 했을 때 유지기간은 3주에서 한 달 정도로 2~3주 정도에 한 번씩은 리터치(수정 시술)를 해야한다"며 "그래야 유지기간이 더 길어지고 내 눈썹을 덜 손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은하 원장은 "시술 후 관리도 굉장히 중요한데 세안을 하거나 메이크업을 지울 때 조심히 해야 한다"며 "눈을 너무 비비지 않고 섬세하게 세안을 해야 하고 마스카라는 하지 않는 게 유지기간을 더 늘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속눈썹 연장술을 하면 눈썹이 더 빠진다는 우려에 대해 박 원장은 "연장술을 하면 속눈썹은 당연히 빠진다. 안 빠진다고 하는 숍은 거짓말하는 거다"라며 "그래서 속눈썹 연장술을 받고 난후 관리를 할 때 빠진 눈썹들이 빨리 성장할 수 있게끔 발모제 성분이 들어있는 속눈썹 영양제를 같이 발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속눈썹 연장술 시술 장면 (사진=김송이 기자)
또한 속눈썹을 제거할 때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붙여놓은 인조 속눈썹을 억지로 뽑게 되면 함께 붙어있던 내 속눈썹의 모근이 같이 뽑힐 수 있는데 모근이 뽑히게 되면 속눈썹이 다시 안 자랄 수 있다.
그러므로 인조모가 저절로 탈락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인조 속눈썹을 제거하는 게 좋다.
속눈썹 연장술을 하는 숍을 선택할 때 가격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시술하는 테크니션(기술자)들의 테크닉이 잘 검증되어있는지, KS(한국산업규격)인증 속눈썹 접착제(글루)를 사용하는지 잘 체크해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한편 속눈썹 연장 시술 시간은 1시간 내외로 가격은 5만 원에서 15만 원까지 다양하게 형성되어있다.
◇ "셀프 속눈썹 연장? 속눈썹 다 뽑힐 각오해야"요즘 '셀프 족'들이 늘어나면서 속눈썹 연장도 스스로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속눈썹 건강을 망치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박은하 원장은 "속눈썹 시술을 하는 테크니션(기술자)들도 스스로 자신의 속눈썹을 연장하지 않는다"며 "셀프 속눈썹 시술을 했다간 내 속눈썹이 다 뽑힐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이어 "혼자서 속눈썹을 연장할 경우 아무래도 섬세함이 떨어져 자신의 속눈썹 4~5개를 접착제(글루)로 뭉쳐서 인조모 한 가닥을 붙이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뭉쳐놨던 속눈썹 4~5개 모두 다 뽑히게 된다"며 "속눈썹은 각자 성장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빨리 성장하는 모발 속도에 맞춰 나머지 속눈썹이 뽑히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속눈썹 연장술에 사용되는 인조 속눈썹 (사진=김송이 기자)
◇ 속눈썹연장술의 부작용은 없을까?눈이 예민한 경우 속눈썹 연장술을 받았다가 심한 안구건조증 등 각종 부작용에 시달리는 사람도 더러 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정재림 교수는 "눈썹 연장술을 할 경우 눈에 이물질이 붙게 되므로 쉽게 염증을 초래할 수 있다"며 "눈에 염증이 발생할 경우 눈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마이봄샘(meibomian gland. 피지샘) 분비가 잘 안 이뤄져 안구건조증을 유발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재림 교수는 이어 "안구건조증이 악화될 경우 각막염이나 결막염이 발생하게 되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교수는 "물론 속눈썹 연장술을 되도록 하지 않는 게 눈 건강에는 가장 좋지만 불가피하게 해야 할 경우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속눈썹 연장술을 했을 경우 수시로 인공눈물을 사용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아침·저녁으로 속눈썹 클리너나 안검클리너를 사용해 눈을 청결하게 유지하면 부작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피부가 많이 예민한 사람의 경우 속눈썹용 접착제(글루) 때문에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특히 속눈썹과의 피부 접촉이 많은 외꺼풀 눈의 경우 속눈썹에 붙인 글루와 눈두덩이 피부가 같이 말려들어가면서 피부 트러블을 발생시킬 수 있다.
◇ 속눈썹 연장술, 단순 미용시술 아닌 '성형 부작용' 치유 효과도…속눈썹 연장술을 단순히 미용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치유의 목적으로 시술받는 사람도 더러 있다고 한다.
박은하 원장은 "잘못된 눈 성형수술을 받아 눈에 빨갛게 흉터가 남은 사람, 쌍커풀이 너무 두껍고 부자연스럽게 된 사람 등 수술 부작용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숍을 찾는다"며 "이들은 수술 부작용이 드러나는 부분을 속눈썹으로 최대한 가리기 위해 속눈썹 연장술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박 원장은 "또한 머리카락을 속눈썹에 이식한 사람도 숍을 찾는데 헤어의 모발은 속눈썹과 달리 두꺼워 기존 속눈썹과의 이질감이 굉장히 크다"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식한 모발을 짧게 잘라버리고 이를 커버하기 위해 속눈썹 연장술을 받으러 온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이런 사람들은 각종 성형 부작용으로 몸도 힘들지만 외모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어 마음의 상처가 크다"며 "속눈썹 연장술을 통해 자신의 성형 콤플렉스도 가리고 마음의 상처도 치유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어 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