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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승 밑은 안 돼!" 명가 삼성이 지킨 '최후의 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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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했다, 창민아' 삼성 주장 박한이(왼쪽)가 26일 케이티와 홈 경기에서 9회 2사 1, 2루 위기를 마무리하며 승리를 지킨 심창민을 격려하는 모습.(대구=삼성 라이온즈)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 23일 넥센과 원정을 앞두고 "여기서 더 떨어지면 가을야구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삼성은 29승39패, 승패 마진이 꼭 -10승이었다.

-10승을 0으로 만들기가 벅차기 때문이었다. 류 감독은 "-10승이면 2승1패를 10번 해야 승률 5할을 맞출 수 있다"면서 "그러면 최소 30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고 계산했다. 이날 삼성은 넥센을 제압하며 -10승 밑으로 떨어지는 일을 막았다.

그런 삼성은 24일 케이티와 홈 경기에서 4-5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면서 다시 -10승으로 돌아왔다. 설상가상으로 25일에는 충격의 13-8 연장 역전패까지 안으며 -10승의 마지노선까지 무너졌다. -11승으로 9위까지 떨어졌다.

최후의 보루가 무너져 충격은 더 컸다. 24일 필승 불펜 안지만이 8회 1이닝 2실점으로 패전을 안았고, 25일에는 신 수호신 심창민이 9회 2실점하며 연장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만약 26일에도 진다면 자칫 최하위까지 추락할 수도 있었다. 10위 한화와 0.5경기 차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2010년 최강팀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가 날 수 있었다. 연패의 나락에 빠질 가능성이 높았다.

'마지노선을 지켜라' 삼성 4번 타자 최형우가 26일 케이티와 홈 경기에서 2회 만루홈런을 터뜨린 뒤 기뻐하며 그라운드를 도는 모습.(대구=삼성)

 

절체절명의 순간, 삼성의 집중력은 빛났다. 선발 투수가 불의의 부상으로 조기 강판하는 악재를 딛고 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삼성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케이티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11-8 승리를 거뒀다. 다시 승패 마진을 -10승(31승41패)으로 돌렸고, 9위에서 케이티를 끌어내리고 8위로 올라섰다.

오히려 선실점을 한 게 삼성 타선을 일깨웠다. 이날 삼성은 선발 장원삼이 2회 박경수에게 선제 솔로포를 허용하며 끌려갔다. 박경수는 전날 2연타석 아치까지 창단 첫 3연타석 홈런으로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삼성은 2회말 곧바로 승부를 뒤집었다. 삼성을 자극한 대가는 무서웠다. 최형우의 내야안타를 시작으로 박한이, 조동찬의 연속 안타로 동점을 만든 삼성은 이후 케이티 내야진의 실책과 야수 선택으로 3-1로 달아났다.

이후 사사구 등으로 4-1로 달아난 2사 만루에서 최형우가 그랜드슬램으로 완전히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자신의 시즌 100번째 안타를 만루포로 빛낸 최형우는 빅이닝의 시작과 끝을 책임졌다.

삼성은 이후 장원삼이 갑작스런 등 통증으로 교체됐지만 7점 차 리드라 감당할 수 있었다. 장필준-김대우-안지만에 이어 등판한 심창민이 11-8로 쫓긴 9회 2사 1, 2루에서 등판해 김상현을 직접 땅볼 처리, 세이브를 올리며 전날 악몽을 털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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