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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중국 단둥 김정욱 선교사 어떻게 유인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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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 방문자로 가장한 女 교인 접근시켜 북한으로 유인해 검거"

김정욱 선교사가 평양에서 기자회견하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중국 단둥에서 대북 선교활동을 하다가 북한에 체포된 김정욱 선교사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유인모략책동에 끌려가 체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NK지식인연대가 23일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북한 실상설명회'에서 북한 내부 소식통을 통해 입수한 '2013년에 북한에 체포된 김정욱 선교사의 체포과정 전말'를 통해 이러한 내용이 밝혀졌다.

김정욱 선교사는 한국기독교 침례교 소속 선교사로 북한선교를 위해 중국 요녕성 단동시에 들어갔고 사사여행(친척방문)으로 중국에 나오는 북한주민들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해왔다.

김 선교사는 북한주민들에게 종교와 신앙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주면서 중국에 체류하는 기간 그들에게 일자리를 알선하고 건강에도 관심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김 선교사로부터 도움을 받고 북한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OO떡집'이라는 명판이 찍힌 떡을 가조 들어가면서부터 북한당국의 감시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단동세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OO떡집'은 조선족 동포가 운영하고 있었지만, 평소에 김정욱 선교사와 함께 북한여행자들을 도와주고 또 그들이 북한으로 돌아갈 때에는 무료로 떡을 한 지함(박스)씩 지원해 준 것이 북한 보위부에 확인됐다.

국가안전보위부에서는 내용을 파악하도록 중국주재 선양영사관에 지시했고 해당 떡집을 감시하도록 보위부원들을 파견했다.

감시 결과 남한에서 온 선교사가 친척방문으로 중국에 오는 북한주민들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진행하고 돌아갈 때는 'OO떡집'의 떡을 무상으로 주고 들여보낸다는 것을 알아냈다.

평양의 국가안전보위부에서는 즉시 약 40살 가량의 여성 보위원 한명을 친척 방문자로 가장해 단동시에 침투시켰고 김정욱 선교사에게 접근했다.

당초에는 김정욱 선교사에 대한 납치가 아닌 그에게 매수된 북한주민들의 명단만 알아내려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그에게 접근하고 유인하는 과정에 남한 정부와 국가정보원이 개입하여 의도적으로 선교사를 파견했고 궁극적으로 북한을 와해시키려고 한다는 시나리오가 완성되었고 체포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욱 선교사에게 접근한 여성보위원이 자신이 평양까지 무사히 데리고 가서 교회활동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끈질기게 유혹했으며, 오직 북한선교에만 전념해있던 그는 야간에 배를 타고 북한의 평안북도 의주군으로 들어갔다.

의주에서 신의주까지는 평안북도 보위부, 보안부, 국경경비대초소가 있고 신의주에서 평양까지 가는 노상에는 남신의주에 국가안전보위부10호 초소, 정주시에 인민보안부검열초소, 평안남도 평원군에 인민군 총참모부 경무 초소, 평양시 순안구역에 호위국 경비사령 10호 초소가 하루 24시간 모든 차량, 행인들에 대한 집중검열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안전보위부의 통보를 받은 모든 초소들에서 김정욱 선교사가 탄 차량만은 무사통과했다.

북한당국은 김정욱 선교사가 평양에 도착한 다음에도 즉시 체포하지 않고 평양시낙랑구역 통일거리 승리동에 거처까지 마련해주면서 그동안 중국에서 알고지낸 신도들을 만나보라고 부추겼다.

북한 당국은 김정욱 선교사가 한국국적이어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안들을 고려해 일단은 유인전술로 그가 포섭한 북한사람들부터 확인하고 체포하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그가 중국에서 만난 평양과 남포지역에 살던 30여명의 북한사람(지하교인)들은 3일도 안되어 모두 체포됐다.

국가안전보위부는 김정욱 선교사를 보위부로 압송해 심문하면서 그가 한국정보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북한주민들의 사상의식을 마비시키고, 북한내부에 종교단체를 내오고, 북한정부를 반대하도록 의도적인 활동을 벌여 온 것처럼 자백하도록 유도했다.

또한 중국에서도 오랫동안 반북활동을 해왔고 평양까지 자발적으로 침투하였다가 잡힌 것으로 국내외 기자회견을 하도록 꾸몄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014년 5월30일 김정욱 선교사에게 무기노동교화형을 내렸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 최고재판소에서 반공화국적대행위를 감행하기 위해 비법적(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와 평양에 잠입하려다가 적발 체포된 김정욱 선교사에 대한 재판이 각 계층의 군중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이같이 언도했다"고 밝혔다.

재판에서는 북한 형법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 반국가선전,선동죄, 비법국경출입죄에 해당되는 기소장이 제출돼 사실심리가 진행됐다.

통신은 "심리과정에 피소자는 해외에서 반공화국 종교행위를 감행했으며, 북한 주민들을 남조선으로 유인해가고 지하교회를 꾸리고(설립) 비법적(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와 평양에 잠입하려던 자기의 모든 죄과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침례교 소속인 김 선교사는 6년 전부터 단둥에서 북한주민 쉼터와 대북지원용 국수공장을 운영해 왔으며, 지난해 10월 7일 자신이 지원하고 있는 북한의 지하교회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체포됐다.

북한은 그동안 김 선교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북한 매체를 통해 여러차례 공개하면서 국정원의 지원을 받아 활동해 왔다고 주장했지만, 국정원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CBS 단동 소식통도 지난 2014년 7월 김정욱 선교사는 오랫동안 중국 국경지역에서 대북 선교를 해왔으며, 자진 월북이 아닌 북한 측의 유인으로 인해 북한에 불법 입북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국경지역 선교사들을 유인해 간첩으로 몰아 구속하는 배경은 국경지역의 대북선교 조직을 와해 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남북관계 상황이 좋고 탈북자가 많았던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동북 3성에는 교단이나 교회, 자비로 활동한 선교사가 1000여명 가까이 몰렸다.

그러나, 2013년 10월 단둥에서 활동하던 김정욱 선교사가 북한에 억류된 뒤 대북 선교조직이 북한 측에 모두 공개되면서 국경지역의 대북 선교 조직이 사실상 와해됐으며, 현재는 5백여명이 어렵게 선교활동을 펴고 있다.

북한이 선교사들을 압박하는 또다른 이유는 탈북자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현재 김정옥선교사는 북한당국으로부터 종신형을 선고받은 뒤 평안남도 북창군 석산리 제18호 수용소에 수용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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