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수민 의원에게 20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국회 대표연설 다음날인 오는 23일 조사를 받겠다며 검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는 지난 17일 김 의원에게 "20일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변호인과 더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출석을 사흘 뒤인 23일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자신의 지도교수이자 리베이트 의혹에 연루돼 앞서 검찰 조사를 받은 김 모 교수와 함께 공안검사 출신인 윤대해 변호사를 선임했다가 최근 다른 변호사를 새롭게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조사 일자를 연기한 것은 새 변호인과 상의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검찰 조사가 안철수 대표의 국회 연설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대표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20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21일)에 이어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다.
안 대표의 연설 전 자신이 검찰 조사를 받을 경우 안 대표의 연설 메시지가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조사 일자 연기 이유 중 하나로 감안됐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실제로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진 이후 국민의당은 최저임금을 매년 10%이상 인상하는 것을 약속하고, 소속 의원들 역시 꾸준히 법안 발의를 하는 등 의정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원 구성 협상지연에 따른 세비 반납 약속도 지켰지만 이 역시 김 의원 사건에 막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김 의원의 소환 일정에 대해 김경록 대변인은 "안 대표는 의혹 관련자들과 일체 접촉하지 않고 있다"며 "김 의원의 소환 일정은 물론 검찰 수사 상황도 알지도 못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 핵심관계자는 "김 의원이 안 대표와 소환 일정을 상의하지는 않았지만 김 의원이 당 대표의 첫 교섭단체 연설 일정을 고려했을 수 있다"며 "연설 일정 외에도 신 공항 입지 용역조사 결과 발표가 23일로 유력한 만큼 이날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상대적으로 여론의 관심을 덜 받을 것이라는 점도 고려하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김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했으나 김 의원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검찰은 김 의원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총선 당시 회계책임자였던 박선숙 의원(당시 사무총장)까지 조사한 뒤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일 왕주현 사무부총장을 소환해 14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의혹이 불거진 직후부터 국민의당은 선거공보물 제작업체와 방송광고 제작업체로부터 김 의원이 대표로 있었던 브랜드호텔로 유입된 돈이 없기 때문에 리베이트는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박 의원과 김 의원, 왕 부총장이 이들 업체에 허위계약서 작성을 지시하는 등 불법 리베이트 조성에 가담한 사실, 즉 범죄의도가 입증되면 검찰이 김 의원 등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