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로 사망한 비정규직 청년 이야기는 많은 이들을 가슴아프게 만들었습니다.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회 구조적인 양극화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고민해 오고 있는데요. 교회는 무엇을 더 고민해야할까요? 조혜진기잡니다.
예장통합총회가 15일 경제양극화 극복을 주제로 마련한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경제적 불의와 양극화 문제에 무관심했던 교회의 죄책부터 고백했다.
[기자]
2013년 8월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30%정도를 차지하는 비정규직. 이들의 임금 수준은 정규직 근로자의 60%정도에 불과합니다.
자살증가율 1위, 남녀 임금격차 1위, 산업재해 사망률 1위 등의 아픈 현실은 ‘헬조선’이란 자조적 표현까지 등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비정규직 증가는 이같은 세태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는 무엇을 해야할까?
예장통합총회가 경제양극화를 주제로 마련한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우선 경제적 불의와 양극화 문제에 무관심했던 교회의 죄책부터 고백했습니다.
[녹취] 장윤재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보통 '신앙은 영적인 문제고 그래서 물질 문제를 다루는 경제와는 무관하다'는 이원론적 사고 때문에 우리(교회)는 지금까지 양극화 문제를 신앙의 문제로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독교가 입을 열면 ‘사랑, 사랑’ 이야기하지만 경제를 말하지 않는 사랑은 공허한 미사여구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교회가 사회양극화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부산장신대학교 황홍렬 교수는 "종교개혁자 칼뱅도 당시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위한 시위에 적극 참여했다"며, 그 후예인 장로교회가 사회구조를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한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녹취] 황홍렬 교수/부산장신대
"가톨릭의 박해를 피해서 온 프로테스탄트 난민들이 제네바에 넘쳤는데 이분들을 위해서 칼뱅은 직업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심지어는 교사의 임금이 너무 낮다며 임금인상을 위해서 시위에 3번이나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또 가난한 자들의 권리를 지켜주지 못한 것을 사회적으로 부끄러워하도록 만드는 일에 교회가 나서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교단본부와 신학대학부터 비정규직을 없애고, 총회와 노회가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대변자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예장통합 사회부는 이번 포럼의 내용을 종합해, ‘경제양극화 극복을 위한 화해사역 지침’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청년부채 탕감운동도 진행해 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