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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사유의 변천…1980년대 '폭력'→2010년대 '성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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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1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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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법률상담소 60년간 상담 분석…최근 상속·파산 상담도 급증

 

1980∼90년대 이혼 사유로 남편의 폭력이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과 달리 2010년대 들어서는 성격 차이 등 추상적 불협화음이 부부의 결별을 낳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1956년부터 작년까지 총 146만9천900건의 상담을 분석한 '60년 상담 통계에 나타난 한국 가정의 변천사' 자료에 따르면 시대별로 상담 내용과 이혼 사유 등에 뚜렷한 차이가 드러났다.

1950∼60년대에는 사실혼 해소를 원하는 상담(11.1%)이 전체 상담 내용 중 가장 많았고, 부양(3.9%), 간통(4.7%), 혼인빙자간음(1.8%) 순으로 이어졌다. 이는 당시 부부들이 혼인신고라는 법적 형식에 익숙하지 않아 법률혼에 이르지 않은 사실혼 관계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970년대에는 상담 내용으로 부부갈등(21.8%)이 1950∼60년대(5.4%)에 비해 급증했다. 이혼 상담 사유로는 남녀 모두 '3년 이상 생사 불명'을 꼽는 비율(남성 6.2%, 여성 2.6%)이 다른 연대보다 높았다. 이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으로 배우자가 실종된 뒤 십수년이 흘러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자 기다리기를 포기하고 이혼을 결심한 이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1980년대 이혼 사유로는 남성의 경우 '배우자가 나를 악의적으로 유기했다'(35.2%), 여성은 '배우자가 나를 부당하게 대우했다'(31.3%)는 내용이 두드러졌다. 당시 아내의 가출을 문제 삼은 남편들이 많았고, 그 원인으로는 남편이 아내에게 폭력을 가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상담소는 설명했다.

1990년대에는 이혼 상담이 전체의 50.9%를 차지해 1980년대(39.9%)보다 급증했다. 여성들의 이혼 사유로는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33.5%)가 특히 많았는데, 이는 남편의 폭력 자체가 늘었다기보다 여성들의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과거에는 여성들이 무조건 참고 견디는 경향이 강했으나, 1990년대 들어서는 이혼을 통해서라도 대응하려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2000년대에는 이혼 상담이 더 늘어 51.7%에 달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영향으로 채권채무에 관한 상담도 1990년대에 비해 3.5배가량 늘었다.

특히 남성들이 이혼 사유로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11.0%)를 꼽은 비율이 높았다. IMF 사태를 겪으면서 여성들이 생계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을 시작했고, 이에 따라 가정 내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남성들이 '아내가 자신을 홀대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한 경우가 많았다.

2010년대에는 2000년대에 비해 이혼 상담이 41.0%로 다소 줄었다. 이혼 사유로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꼽는 비율이 남성(56.8%), 여성(43.1%) 모두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남녀 모두 과거에 비해 애정 상실, 대화 단절, 성격 차이 등 추상적이고 입증이 어려운 '기타' 사유로 인한 이혼 상담이 많아졌다고 상담소는 전했다. 과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문제들도 이제는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되면 이혼을 결심하는 경향이 커졌다는 것이다.

또 2010년대 들어 유언·상속 관련 상담이 6.0%, 파산 관련 상담이 6.9%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유언·상속 상담 건수는 2000년대 10년간 2천12건이었던 것이 2010∼2015년 6년간 5천223건으로 2.6배 늘었다. 파산 상담도 2000년대 872건에서 2010년대 5천996건으로 6.9배나 늘었다.

고령화 시대로 가면서 부모 부양 문제로 갈등을 겪는 경우도 최근 10년 사이(2005년 44건→ 2015년 158건) 3.6배 증가했다. 2013년부터 치매 노인 등을 위해 도입된 성년후견제 관련 상담도 2년간 861건이나 됐다.

상담소는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오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상담소 강당에서 '가족의 현실과 미래-다시 가족을 이야기한다'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이런 내용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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