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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유혹에 흔들리는 K리그 심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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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이 심판위원장에게 뒷돈을 건넨 혐의가 밝혀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이 사진은 사건과 관계 없습니다)

 

'그라운드 위의 판관' 심판들이 '돈'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부산지검 외사부는 16일 배임수재 혐의로 전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인 A(58)씨와 B(54)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2008년부터 2010년 2월까지 심판 최모(41)씨로부터 15차례에 걸쳐 1250만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난 혐의를 제외한 450만원을 기소한 상태. B씨 역시 2013년 1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최씨에게 10차례에 걸쳐 85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심판들과 돈이 엮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 12월 경남FC가 유리한 판정을 위해 코치를 통해 심판 4명에게 뒷돈을 건넨 사실이 밝혀졌다. 수사결과 총 19경기에서 경기당 적게는 200만원부터 최대 1000만원을 심판에게 건넸다. 결국 경남은 벌금 7000만원과 함께 승점 10점이 깎인 채 시즌을 시작했다.

또 올해 5월에는 K리그 클래식 명문 구단인 전북 현대가 심판에게 뒷돈을 준 사실이 밝혀졌다. 전북은 2013년 심판 2명에게 총 500만원을 쥐어줬다. 전북은 심판 매수가 아닌 스카우트의 단독 행위라고 사과한 상태, 아직 상벌위원회는 열리지 않았다.

최근 밝혀지고 있는 사건들은 2011년 K리그를 강타한 승부조작 사건과 다르다. 당시 선수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 브로커들의 유혹에 흔들렸다면, 이번에는 심판들이 구단으로부터 돈을 받았다. 또 심판위원장까지 연결됐다.

그렇다면 왜 심판들이 흔들리고 있을까.

K리그 심판은 프로야구와 달리 기본급이 없다. K리그 클래식 같은 경우 경기당 주심은 200만원, 부심은 100만원, 대기심은 50만원을 받는다. 지난해 가장 적은 수입을 기록한 심판은 2600만원(18경기)을 받았다.

이처럼 수입이 적다보니 돈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런 이유로 심판을 접대하거나 혹은 '목욕비' 같은 명목으로 돈을 건네던 것이 축구계의 관행이었다.

특히 이번에 밝혀진 심판위원장 뒷돈 사건 당시는 심판위원회가 직접 심판을 배정했던 시절이다. 심판위원장 눈에 들어야 더 많은 경기에 배정됐다. 심판이 심판위원장에게 돈을 건넨 이유다. 심판위원장의 권한이 막강했기 때문에 심판위원장이 심판에게 특정 구단을 위한 판정을 지시했다는 의혹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연맹은 지난해부터 심판 배정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심판을 자동 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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