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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美 총기참사와 총기소지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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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테러 용의자 '오마르 마틴'. (사진=마이스페이스북 화면 캡처)

 

50명 사망, 53명 부상. 12일 발생한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사건의 현재까지 인명 피해 규모다. 피해자들은 모두 무고한 시민들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끔찍한 총기난사(the deadliest mass shooting) 사건이자,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에서 일어난 최악의 테러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경찰에 사살된 용의자 오마르 마틴(29. Omar Mateen)은 범행 도중 911에 전화를 걸었다고하는데, 공교롭게도 '9. 1. 1'이라는 숫자가 묘한 복선(伏線)을 남긴다.

용의자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Islamic State)에 충성을 맹세하면서 2013년 3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다친 보스턴 마라톤을 언급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이 이른바 '외로운 늑대(Lone Wolf)'의 자생적 테러인지, IS와 연계된 국제 테러인지, 아니면 동성애자들을 대상으로한 증오범죄인지는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다.

현지 언론들은 용의자가 IS와 직접 관련됐는지, IS가 사전에 범행을 알고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우리 사회 역시 범행 정도와 피해 규모가 다를 뿐 '묻지마' 범죄로 적지 않은 홍역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새삼스럽지만 對테러 전략과 총기소지 여부에 대한 심각한 문제점을 제기한다.

먼저 '외로운 늑대'가 극단주의 단체의 신념에 자발적으로 동조해 특정 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배후세력 없이 테러를 자행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용의자가 911에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은 9.11 테러에 대한 미국민들의 공포심을 염두에 뒀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10여년 전부터 미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주로 이슬람계 이민자들 사이에서 '외로운 늑대'가 발견되고 있다. 용의자 역시 아프간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인물이다.

문제는 지하철이나 학교, 경기장, 극장, 카페, 나이트클럽과 같이 일반 시민들이 평범한 일상을 즐기는 시설이 무차별적인 '묻지마' 테러범죄의 '소프트 타깃(Soft Target)'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드 타깃(Hard Target)' 공격은 상대방 군대나 정부기관 등 공권력을 대상으로 한다. 반면에 불특정 다수의 민간인을 목표로 한 테러는 사전에 대비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대중의 공포심리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실제로 테러를 당했던 지난해 10월 터키 앙카라 역 광장, 11월 프랑스 파리의 공연장과 축구 경기장, 올해 3월 벨기에 브뤼셀의 지하철역과 공항은 모두 '소프트 타깃'들이다.

두 번째는 미국 사회의 총기소지 문제다. 미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총기 소지자가 많다. 하기야 총기 소지를 헌법으로 보장한 미국이다. 미국의 수정헌법 2조는 상해를 받기 않기 위해 자신을 방어하고, 또 사냥 등을 위해 총기를 휴대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 등에 따르면 미국 민간에서 유통되는 총기가 3억 6천만여정으로 추산된다. 미국 인구 3억 1900만명 보다 많은 수여서 사실상 미국민 1명당 총기 1개를 소지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총기 사고 사망자수는 1년에 무려 3만명에 이른다.

총기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전미총기협회(NRA, National Rifle Association)는 오히려 목소리를 높인다. 황당하지만 가해자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총기규제를 완화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총기 사건 가해자들은 타인과 사회에 분노해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따라서 미국 사회도 무고한 시민들의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총기규제를 통해 '묻지마' 범죄를 근절해야 한다.

또한 반인류적 범죄인 테러행위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겠지만 테러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과 보안 강화 등 꾸준한 대응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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