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료 협상에 성공한 현대상선이 전문 경영진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힘든 고비를 넘긴 현대상선을 살려내야 한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투영되고 있다.
특히, 현대상선에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한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듯, 관피아, 정피아, 산피아 등에 대해 철저히 감시하겠다는 입장이다.
10일 정부와 채권단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경영진 전면 교체 논의가 한창이다. 최근 몇 년간 경영진이 글로벌 업황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해 회사의 경영 정상화에 실패했다는 책임을 묻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국제 해운 전문가 영입 또는 내부에서 투표를 통한 임직원 선출 등을 제안했다.
어렵게 회생의 길을 걷고 있는 현대상선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기여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겠다는 의도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경영진 선임은) 돈을 많이 주고라도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을 영입하거나 내부에서 부장 이상 투표를 통해서 경영진을 선출하는 방식 등을 다각도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을 사실상 법정관리 수준 이상으로 강력하게 관리·감독하겠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대우조선해양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정피아, 관피아, 산피아를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대상선 용선료 발표하면 당연히 현대상선은 비상경영 체제로 돌입하게 될 것이고 말만 자율협약이지 강력한 조건부 자율협약이고 실상은 워크아웃이 아니고 법정관리 수준으로 채무관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지난 9일 22개 외국 선주와 벌인 협상에서 용선료를 평균 21%까지 낮추는 데 합의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향후 3년 5개월 간 지급 예정인 용선료 약 2조5000억 원 중 약 5300억 원 가량을 아낀 셈이 됐다.
큰 고비를 넘긴 현대상선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해운동맹 가입'이다. 현대상선은 이미 'THE얼라이언스' 소속 선사 6곳 중 3곳으로부터 서면 동의를 받아 놓은 상태로 알려졌으며, 1개 선사는 구두로 긍정적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