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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도우려 알바 하던 여대생, 강도 만나 의식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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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피했지만 난치병인 '모야모야병' 탓에 뇌출혈

강도 피의자가 범행 후 도주하고 있다. (사진=경기 의정부경찰서 제공 영상 캡처)

 

지난 5일 밤 11시 52분쯤 경기도 의정부시내.

여대생 A(19)양은 밤늦게까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친 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고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집 근처 골목길에 들어선 순간, 흉기를 든 괴한이 A양을 덮쳤다.

A양은 순간 비명을 지르며 괴한의 손을 뿌리치고 죽을힘을 다해 도망쳤고 다행히 다친 곳 없이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

집에서 A양은 아버지에게 강도를 만났다며 당시 상황을 얘기하던 중 갑자기 쓰러진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A양은 희귀·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이 병은 뇌혈관이 좁아지는 협착이 점차 진행돼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일어난다. 국내에 2천명의 환자가 이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친 곳 없이 강도를 피했지만 A양은 사고 충격으로 뇌출혈이 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학교 1학년생인 A양은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간을 쪼개가며 식당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틀 뒤인 지난 7일 오전 11시쯤 범행 당시 착용한 의상을 토대로 탐문수사를 벌이던 중 사건 발생 현장 인근에서 용의자 B(30)씨를 붙잡았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B씨는 경찰이 범행 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들이대자 자신의 범행을 일부 시인했다.

경찰은 B씨의 주거지에서 범행 당시 착용한 모자와 옷, 운동화 등을 발견했다. 흉기와 담배꽁초 등에서 B씨의 유전자와 일치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도 회신 받았다.

경찰은 B씨가 과거 부산에서 대출 사기를 당해 경제적 상황이 어려웠던 점,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최근에 집요하게 돈을 빌린 점, 사건 당일 동거인에게 1만 원을 빌린 점 등 경제적 궁핍으로 인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B씨가 범행 당시 흉기로 위협만 가했지만 A양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점 등을 들어 강도치상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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