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화면 캡처)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첫 타깃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정조준한 배경은 조선과 해운업 부실 경영이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것과 맞물린다.
대우조선은 수조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혈세가 투입됐지만 방만 경영과 분식회계, 경영진의 성과 부풀리기, 도덕적 해이 논란까지 일면서 구조조정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더 미룰 수 없다는 조선업 구조조정 정책 추진과 국가 경제에 부담이 되는 문제의 기업을 도려내겠다는 검찰 수사가 박자를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지난 2월 전국 특별수사 부장검사 회의 때 "수사역량을 총동원해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부정부패 척결을 하고, 특히 공공분야 비리, 재정·경제 분야 비리에 집중할 것"을 주문한 것과도 맥이 닿는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특수단 출범 초기부터 대규모 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비리가 과녁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전국 규모의 대형 비리 수사를 전담했던 대검 중수부가 폐지된 뒤 특별수사 역량 강화 등을 이유로 설치된 특수단이 출범 5개월 만에 대우조선을 겨냥해 닻을 올린 이유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특수단은 서울중앙지검과 창원지검에서 진행하던 사건을 넘겨받아 기존에 축적해둔 대우해양조선의 범죄 정보를 더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미 남상태·고재호 전 사장을 출국금지한 상태다. 주요 경영진들의 비리 혐의를 상당 부분 포착했다는 것이다.
옛 중수부에 비견되는 특수단이 움직인 만큼 대우조선의 곪은 비리뿐 아니라 대주주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당국, 정관계, 회계법인 등으로 수사가 뻗어 나갈지도 주목된다.
공적자금 투입 과정을 포함해 대우조선 경영진 인사, 국내외 사업 결정, 일감 몰아주기 등에 부당하게 관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까지 부정부패 수사가 이어질지가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표적 친박 인사인 홍기택 전 KDB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우조선, STX 구조조정 실패가 친박 실세들의 관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개인 주장에 대해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현 정권 인사들의 이름이 이미 거론된 만큼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