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위장 업체를 설립하거나 입찰 업체를 매수하는 방법으로 200억 원대 학교급식 입찰 비리를 저지른 업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부정한 방법으로 학교급식을 낙찰받은 혐의로(입찰방해, 업무방해)로 A 급식업체 대표 박 모(57) 씨를 구속하고 B급식업체 대표 조 모(33) 씨를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범행에 가담한 나머지 48명을 함께 입건했다.
박 씨 등은 지난 2012년부터 올해 초까지 한국 농수산식품 유통공사의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 ETA(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부산과 대구·경북 학교급식 육류 납품에 15만 6000여 차례에 걸쳐 부정 입찰해 2025차례 낙찰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B업체를 운영하는 조 씨 역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가족 명의로 설립한 위장 업체 등으로 학교급식 닭과 오리 납품 입찰에 1만 5000여 차례 부정 응찰해 342회 낙찰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의 A 업체와 조 씨의 B 업체가 낙찰 받은 전체 급식 가액은 각각 201억 9000여만 원과 10억여 원에 달했으며, 경찰은 이들이 이 중 30~40%를 순수익으로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이 입찰한 ETA 방식은 입찰 기준가의 ±3% 범위에서 정해진 15개 금액 가운데 입찰 업체가 가장 많은 금액의 평균에 가장 근접한 금액을 적은 업체가 낙찰된다.
박 씨는 이 같은 입찰 방식의 허점을 노려 미리 설립한 위장 업체를 동원하거나 영세업체 운영자를 매수해 특정 금액에 입찰이 몰리게 하는 수법으로 낙찰을 받았다.
박 씨는 낙찰을 받을 경우 공인인증서를 빌려 주거나 직접 투찰을 하는 방법으로 담합에 참가한 영세업체에게 매월 350만 원에서 400만 원의 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B 업체 역시 가족 명의로 설립한 위장 업체로 대거 부정 입찰해 낙찰률을 높였다.
특히 B 업체의 경우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소독 업체 운영자들과 공모해 업체 내 소독을 하지 않았음에도 소독을 한 것처럼 소독필증을 발급 받아 한국 농수산물식품 유통공사에 제출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진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 임윤상 팀장은 "학교급식 부정 입찰은 학생들의 급식재료비 과다 산정은 물론 급식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한국 농수산식품 공사에 박 씨와 조 씨 등의 학교급식 입찰 자격 정지를 요청하는 한편 이 같은 입찰방해 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