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건국대학교 장례식장에 지난달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모 씨의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안전문)를 수리하다 숨진 김 모(19) 군은 단 10분 만에 2건의 정비를 서둘러 마치고 다른 역으로 이동해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메피아'(메트로+마피아)가 관련 업계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사이 용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위험천만한 근로환경에 내몰리게 된 정황들이 속속히 밝혀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6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사고 당일 김 군이 승강장 2곳을 정비하기 위해 구의역 승강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5시 50분쯤.
하지만 김 군은 구의역에 도착하기 직전 동료로부터 을지로4가역에서도 스크린도어를 정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서울메트로가 스크린도어 관리·정비 용역업체 은성PSD에 고장신고를 접수한 시간은 오후 5시 20분쯤.
서울메트로와 은성PSD 사이에 체결한 계약에 따르면, 정비기사는 고장 신고를 접수한 지 1시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해야 한다.
구의역에서 을지로4가역까지는 지하철 전동차로 9개 역을 거쳐 약 20분이 소요된다.
다시 말해, 오후 5시 50분쯤 구의역 승강장에 도착한 김 군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0분.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김 모(19) 씨를 추모하는 국화꽃이 놓여 있다. 김 씨는 지난 28일 구의역의 고장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승강장에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사진=박종민 기자)
4분 전 김 군은 역무실에 들러 스크린도어 열쇠를 챙긴 뒤 승강장으로 올라가 서둘러 작업을 시작했다.
오후 5시 54분쯤 승강장 9-4에 도착한 김 군은 결국 3분 뒤 승강장 안쪽에서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황상 김 군이 시간에 쫓기듯 작업을 한 것 같다"며 "당시의 정확한 경위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