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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하마드 알리는 왜 '캐시어스 클레이'라는 본명을 버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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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리'로 짚어본 챔피언의 삶…링 밖 세상의 차별에 맞선 투사

영화 '알리' 스틸컷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4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

고인은 링 밖 세상의 차별과 싸워 온 투사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한 그의 삶은 영화 '알리'(2001)를 통해서도 오롯이 드러난다.

이 영화는 1964년에서 1974년까지, 알리가 세계 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처음 딴 날부터 부당하게 빼앗긴 타이틀을 다시 되찾는 경기까지 10년을 아우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초강대국의 지위를 누리던 미국의 1960, 70년대는 사실 계급·성· 인종 차별 등 온갖 부조리로 가득찬 시기였다.

식당, 버스는 물론 관공서 복도의 식수대조차 '백인(white)'과 '유색인종(colored)'으로 자리가 구분됐을 만큼 인종차별이 만연했다. 흑인 아이들은 백인을 똑바로 쳐다봤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해야 했다.

인종차별주의자들로부터 암살 당한 마틴 루터 킹, 말콤X 등 흑인 인권 운동가들이 세상의 차별과 극열하게 싸운 이 시대를 알리 역시 처절하게 살아냈다.

1964년 로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캐시어스 클레이(윌 스미스)는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겠다'는 명언과 함께 세계 헤비급 챔피언 소니 리스턴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이 경기에서 클레이는 상대를 KO로 눕히고 챔피언에 등극한다.

영화 '알리' 스틸컷

 

흑인으로 태어나 온갖 차별을 겪어 온 클레이는 흑인 인권운동가 말콤X의 영향을 받아 이슬람교로 개종한다. 이름도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노예의 그것을 버리고 '알라의 사랑받는 자'라는 뜻의 무하마드 알리로 바꾼다. 그렇게 그는 자신을 향한 세상의 차별과 싸우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냉전시대의 산물인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7년 알리는 신념에 따라 징병을 거부한다. "베트남전에 참전하느니 이 땅에서 흑인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는 당신들과 싸우겠다"는 것이다.

알리는 당시 전쟁의 광기에 젖어 있던 미국 주류 사회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고, 급기야 징역형을 선고 받는다. 그해 세계권투협회는 알리의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까지 박탈하고 출전 금지 조치를 받기에 이른다.

그렇게 복서로서 전성기를 달려야 할 20대 후반을 떠나보낸 알리는 결국 무죄 판결을 받고 링에 복귀한다. 그리고 1974년, 전성기를 넘긴 서른두 살의 알리는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20대 조지 포먼과 타이틀전을 벌이게 된다.

모두가 조지 포먼의 승리를 확신했지만, 알리는 8회전에서 기습적인 연타로 포먼을 때려눕힌다. 10년 만에 빼앗겼던 챔피언 벨트를 되찾은 순간이다.

영화 알리는 차별이 만연한 부조리한 세상과 치열하게 싸우는 투사의 모습을 담아내는 데 집중한다.

비뚤어진 질서 안에서 모든 것을 잃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켜내며 결국 뜻을 이루는 알리. 영화 속 그의 모습이 남기는 감동의 여운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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