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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넌 사먹니? 난 만들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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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메이드 '블루베리 와인' 레시피 공개…딸기 등 좋아하는 과일로 와인 만들어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예전엔 특별한 날에만 마셨던 와인, 요즘은 어디서든 싸고 맛 좋은 와인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만큼 와인도 이제는 대중적인 술이 됐다.

그런데 와인을 남들과는 다르게 더 특별하게 먹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와인을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다.

일반인들이 와인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싶지만 와인을 오랫동안 즐겨온 서양에서는 이미 직접 와인을 만들어 먹는 게 일상화되어 있다고 한다.

실제 캐나다에서는 매번 자신이 원하는 포도 품종을 골라 공방에서 와인을 만들고 완성되면 일 년 내내 집에서 마시고 다 마시면 다시 공방을 찾아 다음 해에 마실 와인을 만든다고 한다.

아직 와인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사 먹는 것보다 훨씬 번거로운데 왜 사람들은 와인을 만들어 먹으려고 할까?

자가양조공간 '소마공방'의 김성준 매니저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꼭 포도만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과일을 넣어 레시피를 직접 설계해 만들면 다른 사람이 만들지 못한 내 입맛에 맞는 훌륭한 와인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준 매니저는 "물론 와인이 완성되기까지는 몇 개월간의 숙성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사람들이 힘들어한다"며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과일이 나오는 계절이 되면 공방을 다시 찾아오더라. 10명 중 7명은 다시 와인을 만들러온다"고 말했다.

◇ 계절마다 어떤 과일로 와인을 만들 수 있을까?

3~4월에는 딸기 와인을 만들 수 있다. 6월에는 매실, 6월 말~7월은 복분자와 오디, 8월에는 피자두·포도·산머루, 9월에는 사과, 10월에는 오미자, 11월에는 모과 그리고 블루베리 와인은 일 년 내내 만들 수 있다.

이 중에서 특히 인기 있는 와인은 바로 '딸기 와인'이다.

'소마공방'의 숙성실에서 숙성되고 있는 (왼쪽) 딸기와인과 (오른쪽) 딸기 증류주 (사진=김송이 기자)

 

김성준 매니저는 "딸기 와인을 만들기 위해 공방을 찾은 사람들이 지난 3~4월 두 달 동안 총 1.7톤의 딸기를 썼다"며 "딸기 와인이 이처럼 인기 있는 이유는 여성분들이 딸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또 딸기 와인을 증류하면 알코올도수를 60도로 뽑아낼 수 있는데 마실 때 딸기 향이 확 올라와 맛 좋은 독한 증류주를 만들 수 있어 남성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와인을 한 병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긴 숙성기간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딸기는 4개월, 매실이나 오미자는 10개월, 모과는 16개월, 캠벨포도는 5~6개월 정도 숙성 기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긴 숙성기간 동안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온도조절인데 서늘한 곳에서 장시간 보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반 가정집에서는 숙성을 위해 보관 하기가 마땅치 않다.

소마공방의 와인 숙성실이다. 이 숙성실 안에는 6갤론 용량의 와인이 든 카보이 300개가 숙성되고 있다. (사진=김송이 기자)

 

김성준 매니저는 "와인 만들기는 결국 시설이 필요한 시설 산업이다"며 "물론 집에서도 와인 레시피만 알면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집에서 장시간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그래서 사람들이 결국 공방을 찾게 되는데 이곳에 오면 레시피를 함께 설계해드리고 공방은 시설 사용료만 받는다"며 "재료를 직접 가져오면 그걸로 만들 수 있고 또는 공동 구매 등을 통해 시중보다 재료를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여기서 와인을 만들게 되면 재료비와 보관료 등을 다 포함해 총비용은 병당 만원 안팎이 든다"고 말했다.

◇ 정통와인 '레드와인, 화이트와인'도 만들 수 있을까?

다양한 제철 과일로 와인을 만들 수도 있지만 모름지기 와인은 포도를 이용해 레드와인, 화이트와인을 만들어야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식용 포도는 양조용 포도보다 당도가 떨어져 와인으로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다. 식용 포도로 만들게 되면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칠레산 와인 등보다도 맛이 떨어진다고 한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양조용 포도와 식용 포도는 어떻게 다를까?

식용 포도는 껍질이 얇고 과육이 많은 반면 양조용 포도는 껍질이 매우 두껍고 씨가 많으며 과육은 거의 없어 식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대신 당도는 식용보다 훨씬 높아 술을 만들기 위한 도수, 약 10도 이상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 알코올도수가 10도 미만일 경우 불안정해져서 다른 균이 들어와 술이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

거봉포도와 같은 식용 포도로 술을 만들 경우 알코올도수가 4도 정도 밖에 나오지 않아 와인을 만들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그래서 외국의 양조용 포도로 즙을 낸 포도주스를 직접 들여와 이를 이용해 정통 와인을 만드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외국에서 수입한 양조용 포도 원액 (사진=셀프와인 청담점 제공)

 

셀프와인 청담점 김혜숙 대표는 "캐나다에서 5~6가지 종류의 포도 원액을 수입해서 효모 등을 넣고 숙성기간을 거쳐 와인을 만들 수 있다"며 "포도주스를 이용해 와인을 만들기 때문에 보다 짧은 기간 내에 와인을 만들 수 있다. 보통 와인을 만드는데 4주에서 6주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김혜숙 대표는 "만들 수 있는 와인 종류는 레드와인과 화이트 와인, 아이스와인이다. 이렇게 만든 와인은 시중에서 파는 2~5만 원대 정도의 와인 맛을 충분히 낼 수 있다"며 "설탕도 전혀 들어가지 않고 과일 자체의 당도로만 와인을 만들기 때문에 담금술 보다 훨씬 좋다"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보통 시중에서 파는 와인은 유통하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방부제 역할을 하는 산화방지제(메타중아황산칼륨)가 많이 들어가게 될 수 밖에 없는데 이 물질이 독성이 있기 때문에 많이 들어가면 천식 있는 사람에게 안좋다"며 "직접 와인을 만들면 이 물질을 필요한 만큼 최소량만 넣을 수 있어서 좋다"고 강조했다.

양조용 포도원액을 통해 와인을 만드는 비용은 병당 2만5천원~3만3천원(셀프와인 청담점 기준)으로 보관기간은 4~5년이다. 보통 특별한 기념일을 맞아 만들거나 지인들에게 줄 선물용으로 많이 만든다고 한다.

'셀프와인'의 숙성실에서 숙성되고 있는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아이스와인 (사진=김송이 기자)

 

한국 소믈리에협회 조수민 사무총장은 "물론 와인을 직접 만들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즐거운 경험 등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그러나 이렇게 만든 와인은 다양성이 부족하다. 포도주스의 종류가 한정되어 있어 세계 각 지역의 다양성 및 품종의 다양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오크 숙성이 불가한 점이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조수민 소믈리에는 "와인은 우리가 마시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청결하고 안전하게 양조해야 하며 변질 유무를 꼭 확인하라"며 "전문가와 충분히 양조에 대한 경험을 한 후 집에서 만들기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 데일리 와인으로 훌륭한 '블루베리 와인', 직접 만들어 볼까요?

블루베리는 냉동제품 등을 통해 일 년 내내 구할 수 있는 과일로 계절을 타지 않고 언제든 와인으로 만들 수 있다.

또한 맛도 좋아 데일리 와인으로 가볍게 마시기 좋다.

블루베리와인 만들기
재료 : 블루베리 30kg, 설탕 2.8kg, 인산암모늄 14g, 아황산염 2g (숙성기간동안 아황산염 3~4.5g 추가 필요), 효모 5g

1. 블루베리 30kg을 손이나 기계 등을 이용해 잘게 으깨어 준다. 이때 많이 으깨면 으깰수록 당도도 높아지고 만들어지는 와인의 양도 많아진다.

2. 으깬 블루베리의 당도(Brix)를 측정한다. (1Brix란 주스 100g 안에 들어있는 1g의 당을 말한다. 보통 우리가 마시는 과일주스는 12Brix다)

3. 산도를 체크해 ph4.5 이상이 나오면 혼합산을 넣어주지 않아도 된다. (가정에서 만들 때 번거로우면 이 과정을 생략해도 괜찮다)

4. 으깬 블루베리에 설탕 2.8kg, 인산암모늄 14g, 아황산염 2g을 넣는다.

6. 재료가 잘 섞이도록 저어준 후 6시간이 지난 후에 효모 5g을 넣어준다.

7. 22~23도의 실내에서 한 달 동안 발효 시켜준다.

8. 발효가 끝난 블루베리 주스를 아황산염 1~1.5g을 넣고 카보이(Carboy:발효가 끝난 후 와인을 안정화 시키기 위해 발효 통에서 와인을 옮겨 담는 유리병)에 넣어 17~18도의 실내에서 5개월간 숙성한다. 이때 가정에서는 카보이를 세척하기 어려우므로 손을 넣어 깨끗하게 세척할 수 있을 만한 생수통에 숙성하는 게 좋다.

9. 숙성기간 동안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를 텀을 두며 가라앉은 앙금을 두 번 걸쳐 제거하는데 이때 산소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아황산염 1~1.5g씩 두 번에 걸쳐 넣어준다.

10. 숙성이 끝난 후 750ml 용량의 와인병에 병입을 하면 블루베리 와인이 약 40병 정도가 완성된다.

※ 도움 : 김성준 소마공방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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