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화골 어르신 극단에서 이수일과 심순애를 연습하고 있다. (사진 = 전남CBS 김유리 아나운서)
지난달 순천 매곡동에는 ‘홍매화골 어르신 극단’이 탄생했다. 홍매화골 어르신 극단은 극단 ‘거울’이 전라남도 문화예술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매곡동 주민센터와 연계해 시작됐다.
홍매화골 어르신 극단은 65살 이상 어르신 1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는 3일 제1회 탐매축제에서 첫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다.
김중배 역할을 맡은 김희순(72)씨는 “나는 아주 잘하고 싶죠. 근데 내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까 연습을 해도 대사를 까먹어요. TV 연속극 장면 하나하나 그냥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연기자들이 어려움이 있겠구나 하는 것을 내가 연극을 해보니까 느끼게 돼요”라고 말했다.
어르신이 연습하는 이수일과 심순애 대본 (사진 = 전남CBS 김유리 아나운서)
어르신들은 새롭게 접한 연극에 재미와 함께 부담도 느꼈다. 대본이 구겨질 때까지 집에서 열심히 연습했지만 모여서 연습을 하면 대사를 까먹는 경우가 많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심순애 역할을 맡은 김순례(69)씨는 “남편에게 원고를 줬어요. 상대방 역할을 주고 저는 제 역할을 하면서 연습해 봤어요. 아무도 없으면 내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변사부터 마지막까지 제가 다 해봅니다. 왜냐하면 흐름이 있어야 내 역할을 할 때 빨리 캐치해서 들어가죠. 내 역할만 연습하면 대사도, 표정도 잊어버려요.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연습해봐요”라며 연습에 대한 열정을 나타냈다.
홍매화골 어르신 극단의 첫 연극은 고전 신파극 이수일과 심순애다. 매곡동 주민으로 이루어진 어르신들은 첫 탐매축제에서 첫 공연을 하는 만큼 이야기의 배경을 순천으로 삼아 각색했다.
홍매화골 어르신 극단 어르신들이 다같이 연극을 연습하고 있다. (사진 = 전남CBS 김유리 아나운서)
어르신들은 주2회 2시간씩 극단 ‘거울’의 배우 이정미씨와 연극 연습을 한다. 이정미씨는 “어르신들과의 연습이 청소년들보다는 어렵고 힘도 많이 들죠. 그런데 어르신들이 다들 열심히 연습해오세요. 물론 나이가 있기 때문에 집에서 100을 준비해도 여기에서는 50정도만 표현되곤 하죠. 제가 혼도 많이 내거든요. 그래도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게 연습 많이 해오세요. 너무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홍매화골 어르신 극단은 매곡동 주민이 아니더라고 순천에 거주하는 어르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홍매화골 어르신 극단의 첫 공연은 오는 3일 제1회 탐매축제에서 열린다. 탐매축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홍매화 압화체험, 홍매화 만들기, 매실 엑기스 담기 등 다양한 행사와 공연을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