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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은 왜 사용자 URL을 무단수집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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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대표 임지훈)가 국민 메신저 프로그램 카카오톡의 사용자간 웹문서 링크 주소(URL)를 무단으로 수집해 자사 포털 사이트 다음(Daum) 검색에 노출해온 사실이 확인되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1월부터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대화창에서 서로 공유하는 다양한 웹페이지 링크를 다음 검색에 노출시켜온 사실이 한 언론사를 통해 드러나자 지난달 27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 URL이지만 이를 우려하는 분들이 많아 다음 검색결과와의 연동을 중지한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사생활 정보는 물론 메신저 사용자간 대화를 실시간 감청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철저히 조사해줄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1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이하 녹소연)는 "카카오가 아무런 동의 없이 이용자가 사적으로 전송한 링크를 자사 포털 검색에 노출시킨 것은 심각한 사생활 침해 행위"라며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정보통신망법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방통위는 정황 파악을 위해 2일 과천정부청사로 카카오 관계자를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할 것으로 알려졌다.

◇ 카카오가 주장하는 ‘공개 URL’은 무엇인가

"검색이 허용된 공개 URL이 카톡으로 전달되는 경우 다음검색 결과에 반영되도록 지난 1월부터 적용하였습니다. 공개 URL이지만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의견이 있었고 이를 존중하여 검색 연동을 중지하였습니다. 걱정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카카오팀이 지난달 27일 자사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밝힌 해명이다. 카카오측은 지난 1월부터 적용해왔다고 밝혔지만 카카오톡 공지사항에는 이 같은 내용이 없다. 사업자가 온라인이나 통신상에서 메신저나 문자메시지 등 개인 간, 혹은 개인과 다자간 오간 대화의 내용 등을 무단으로 수집하여 사용할 경우 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저촉을 받을 수 있다. 가능한 경우는 사용자 개인의 동의나 법원으로부터 발급받은 사법기관의 압수수색 영장이 있어야만 강제수집 할 수 있고, 이 같은 경우도 동의서나 영장에 명시된 내용에 한 해서만 가능하다.

검색정보 업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대화내용 중에 포함된 URL 링크를 캡처한다는 것은 카카오가 사용자의 대화내용을 의도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면서 "카카오가 밝힌 해명이 다소 궁색하다"고 말했다.

특히 카카오측이 밝힌 '공개 URL'이라는 표현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다.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사적인 대화공간인 메신저 대화창에서 공유한 URL 링크가 '공개 URL'이라는 근거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전문가들은 URL 링크 수집 방식에 대해,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URL 링크를 전송할 경우 카카오톡에 적용된 검색 알고리즘을 이용해 검색 봇(Searching Bot)이 이를 인식‧수집해 다음 검색엔진에 자동으로 등록시키는 방식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톡 약관과 개인정보 취급방침에 따르면 “법령에 의하거나 여러분이 별도로 동의하지 아니하는 한 카카오가 여러분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일은 결코 없다”며 안심하라고 공지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되면서 신설된 통합약관을 통해 카카오 서비스와 다음 서비스 모두에 노출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카카오 통합 약관’ 제9조 권리의 귀속 및 저작물의 이용에 따르면 “제9조의 1) 여러분은 사진, 글, 정보, (동)영상, 카카오 서비스, Daum 서비스 또는 회사에 대한 의견이나 제안 등 콘텐츠(이하 ‘게시물’)를 서비스에 게시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을 포함한 지적재산권은 당연히 권리자가 계속하여 보유합니다. 제9조의 2) 여러분이 카카오 서비스 또는 Daum 서비스에 게시물을 게시하는 경우, 해당 게시물이 카카오 서비스 및 Daum 서비스 모두에 노출될 수 있고 이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 저장, 수정, 복제, 공중수신, 전시, 배포 등의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사용을 허락하는 전 세계적이고 영구적인 라이선스를 회사에게 제공하게 됩니다. … (하략)”라고 명시하고 있다.

카카오측은 이 중 사용자 대화창에서 공유한 URL 링크만을 따로 수집해 다음 검색엔진에 등록시켜 노출시킨 것이다. 통합 약관에는 카카오와 다음 서비스에 게시한 게시물이 양 서비스에 모두 노출 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사용자의 글이나 사진, 동영상 등의 다른 게시물은 다음 검색엔진에 노출시키지 않았다. 이는 약관의 명시대로 개인정보와 지적재산권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인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카카오의 개인정보 유출 책임을 따지려면 카카오톡 URL 수집으로 원래 검색이 안 되는 웹문서를 왜 검색이 되게 했는지, 단순히 더 쉽고 빨리 검색되게 했을 뿐인지 기술적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최소한 사적 대화가 검색을 쉽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만큼 카카오는 이같은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사전에 고지해 URL 링크 주소 공유를 조심하도록 만들었어야 했다"면서 "기계라도 내 메시지 내용을 보지는 않을 거라는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합리적 기대를 저버린 건 확실하다"라고 밝혔다.

 

◇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까…"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합리적 기대 저버려"

문제는 URL 링크와 링크된 정보가 개인 저작물의 범위에 포함되느냐 포함되지 않느냐다. 통상 사용자가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공유되는 URL 링크가 일반적으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개된 정보냐 아니냐의 문제와 더불어 사적인 대화창 안에서 대화 내용의 일부인 URL 링크가 지적재산권에 포함되느냐를 두고 사용자와 카카오간 법적인 다툼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도덕적‧법적 책임에서 카카오가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다음 검색엔진에 노출시킨 URL 링크의 경우 무차별적인 수집을 해왔기 때문이다.

URL(Uniform Resource Locator)이란 인터넷에서 홈페이지나 사이트의 위치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방대한 네트워크에서 찾고자 하는 정보 자원의 위치와 종류를 정확히 구분하기 위한 일련의 인터넷 주소 규칙이다. 이 URL에는 서버, 도메인, 디렉토리, 파일, 파일형식과 같은 웹 페이지에서 주관하는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 정보가 담겨 있다.

이 같은 URL은 카카오측이 주장한대로 검색이 허용된 인터넷 주소 규칙이지만, 최종 주소지에 연결된 정보가 무엇인가에 따라 사적인 개인정보와 공개된 정보로 나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정보나, 개인의 사생활이 담긴 인터넷 데이터 정보가 노출될 경우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일례로 특정한 사람만 볼 수 있도록 한 유튜브 비공개 영상이나 비공개 자료를 담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다운로드 서비스 등의 링크까지 일반에 공개될 경우, 민감한 자료나, 사진, 영상, 개인‧기업 등의 정보가 무단으로 유출될 수밖에 없는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정보통신망법 제23조(개인정보의 수집 제한 등)에 따르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사상, 신념, 가족 및 친인척관계, 학력(學歷)·병력(病歷), 기타 사회활동 경력 등 개인의 권리·이익이나 사생활을 뚜렷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를 수집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개인의 정보가 노출될 수 있는 사적인 대화 내용은 물론, 이를 포함하는 부호·문자·음성·음향 및 영상 등의 정보(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어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정보를 포함한다)를 말한다.

즉 URL이 일반적으로 누구나 인지할 수 있는 보편적인 수준의 공개물 링크가 아니라 개인 정보가 담긴 링크이거나, 다른 정보와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 카카오는 법적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현재 회사 법무팀에서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추가 피해가 없도록 조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 IT 전문가는 “카카오가 카카오답지 않게 큰 실수를 한 것 같다”며 “사용자들의 동의도 없이 이런 꼼수를 부렸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 카카오 “5개월 간 공개된 URL 모두 삭제”…사이버 망명 재현될까

전문가들은 카카오측이 사용자 대화에서 URL 부분만 수집해서 다음 검색엔진에 등록한 것은 검색포털 사이트 점유율에서 네이버에 비해 크게 뒤처지면서 벌어진 참사라고 말한다.

검색포털 데이터 분석 업체인 인터넷트렌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5월까지 검색포털 순위는 네이버가 86.41%로 다음 10.88%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한 이후 점유율이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카카오 내부적으로 다음 검색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누적 가입자 2억 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을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카카오측은 파장이 확산되자 공개된 URL에 대해 일괄 삭제하겠다고 밝혔지만, 카카오톡에 대한 신뢰 번복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제정된 테러방지법 여파로 카카오톡과 네이버 라인 등 국내 메신저 서비스 사용자들 중심으로 사이버 검열을 우려해 텔레그램 등 해외 보안 메신저로 사용처를 옮기는 사이버망명 논란이 일었다.

앞서 2014년 국정원은 물론 검찰과 경찰이 카카오톡을 손쉽게 들여다본다는 게 알려지면서 대규모 사이버망명 사태가 발생하기도 있다.

이번 같은 경우, 사법기관이 아닌 사업 주체가 사익을 위해 벌인 일이어서 카카오톡 이용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카카오톡 사용자인 장수현(32‧여)씨는 “친구나 지인들과 사진이나 영상 등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 회사 업무와 관련된 자료를 공유하기도 한다”면서 “안 그래도 테러방지법이다 뭐다 해서 개인정보 사찰에 대한 두려움이 주변에 많은데, 이번에 카카오가 개인 대화를 들여다보고 특정한 내용을 무단으로 수집해서 공개한다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3차 사이버망명으로 이어질지 카카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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