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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형·투어형·소비형' 허위 입원 유형도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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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환자 20명 입원 적정율 2~3%, 병원장은 환자 만나지도 않고 처방전 작성

 

허위 입·퇴원을 반복하며 수십억 원의 보험금을 타낸 이른바 나이롱 환자들과 이들과 공모해 건강보험급여를 챙긴 병원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허위 입원을 한 환자들의 유형도 다양했는데, 병원에 있어야 할 환자가 장기 입원을 하거나 일반인들이 일생에 한 번 당하기 어려운 우연한 사고를 이유로 반복해서 입원한 사례도 있었다.

#1.숙박형
주부인 김모(58·여)씨는 최근 7년 동안 무려 2437일을 입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병원에서 생활을 해온 것인데, 경찰이 의료자문기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김씨의 입원적정률은 0%로 나타났다. 그 사이 김씨는 3억 5000만 원의 보험금을 챙겼다.

#2.투어형
과일가게를 운영했던 권모(58·여)씨는 부산과 경남, 경북, 전남, 전북 등 전국 27개 병원을 돌아다니며 허위 입원을 하며 보험금을 타냈다. 보험 약관상 동일 질병으로 1년에 120일 밖에 입원 일당이 지급되지 않는 점을 노려 퇴원하는 당일 병명만 바꿔 같은 병원에 재입원하기도 했다.

#3.사고 가장형
7년 동안 800여 일을 허위 입원해 2억 5000만 원의 보험금을 챙긴 강모(60·여)씨. 강씨는 치료를 받게 된 원인으로 '산에서 미끄러져', '계단에서 넘어져', '차에 치여', '의자에서 떨어져' 등 일반인으로서는 일생에 한 번 당할까 말까 한 우연한 사고를 다양하게 주장하며 입·퇴원을 반복했다.

#4.소비형
보험설계사인 문모(51·여)씨는 허위 입원을 통해 모두 2억 3000만 원을 챙겼다. 입원 기간 중 나이트클럽이나 한우식당, 장거리 여행 등을 다니며 일반인 이상의 사치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처럼 허위 입원을 통해 수십억 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로 김모(58·여)씨 등 7명을 구속하고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의 허위 입원을 방조한 뒤 의료기록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요양급여를 부풀려 받아낸 조모(45)씨 등 병원 관계자와 간호사 12명을 함께 입건했다.

김씨 등은 지난 2008년부터 올해 3월까지 1인 당 6~20개의 보장성 보험에 집중 가입한 뒤 허위 입원을 반복하며 1052차례에 걸쳐 50억 1000만 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른바 나이롱 환자들이 챙긴 보험금은 1인당 1억 1000만 원에서 5억 3000만 원이었으며, 허위 입원일수는 282일에서 많게는 2437일에 달했다.

보험설계사를 비롯해 주부와 노점상, 노래방 업주 등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이들은 입·퇴원 관리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사무장 병원'을 골라 허위 입원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의료자문기관을 통해 진료기록부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보험회사에 청구한 입원일수 중 적정한 입원으로 인정될 수 있는 비율은 2~3%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롱 환자를 입원시킨 병원 중 2곳은 병원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허위 환자를 유치한 뒤 마음대로 입·퇴원 확인서를 발급했다.

한 병원장은 환자를 만나지도 않고 보름 단위의 처방전을 미리 만들었으며, 간호사 한 명이 동료 간호사 7명의 간호기록부까지 허위로 쓴 사례도 있었다.

더욱이 이들 병원은 입원하지도 않은 환자들의 식비와 병실사용료 등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허위 청구해 8억 2000만 원의 요양급여비를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박용문 지능범죄수사대장은 "허위 입원을 통한 보험사기 피해는 보험납부금 인상 등 고스란히 일반 국민들에게로 돌아간다"며 "앞으로 허위 입원환자는 물론 병원의 무책임한 환자 관리실태에 대해서도 적극 수사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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