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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와 함께 사라진 304개 별의 이야기를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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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416단원고 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

 

416단원고 약전 '잛은, 그리고 영원한' 총 12권으로 구성된 문학 작품이다.

2014년 4월 16일, 온 국민의 가슴을 멎게 한 세월호 참사. 416단원고 약전 '짧은, 그리고 영원한'은 세월호 참사로 별이 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250명 중 231명)과 교사들(11명) 그리고 아르바이트 청년들(3명)의 약전(간략한 전기[略傳])을 엮은 책이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 교사, 청년들의 삶과 꿈을 영원히 기리기 위한 취지로 139명의 약전 작가단이 유가족과 친구, 동료들을 인터뷰하며 가족들을 깊이 배려하고 그 정서를 공감하며 집필하였다.

1권에는 사건 당시 2학년 1반 희생 학생들의 약전이, 2권에는 2학년 2반 희생 학생들의 약전이, 그렇게 열 권의 책에 열 개 반 학생들의 약전이 담겨 1~10권이 만들어졌고, 11권에는 선생님들의 약전이, 그리고 12권에는 추모의 글과 작가들의 소회, 당시 함께 희생된 아르바이트 청년들의 약전 그리고 단원고를 중심으로 하는 포토에세이 등이 실려 있다.

하나하나의 글에는 각각의 우주가 담겨 있어서, 글을 모은 12권의 전집은 은하수를 이루게 된다. 그래서 그때 그 사건이 얼마나 참혹한 일이었던지를 되새기게 한다.

약전의 작가는 모두 139명으로 소설가, 동시인, 동화작가, 시인, 극작가, 르포작가, 기자 등 역량 있는 문단 작가들이 두루 참여하였다.

발간의 기획과 진행은 경기도교육청의 '약전발간위원회'(위원장 유시춘, 위원 노항래, 박수정, 오시은, 오현주, 정화진)가 담당하였고, 굿플러스북(출판사)이 펴냈으며, 엮은이는 경기도교육청이다.

이 책은 416가족협의회 유가족들에게 우선 헌정되고, 경기도교육청을 통해서 경기도 내 각급 학교에 보급, 전국 교육청을 통해 여러 학교에 보급될 예정이다. 또한 출판사 홈페이지(www.416book.com)를 통해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자 하는 시민들에게도 시판될 예정이다.

책 속으로

톡 부러질 것만 같은 가녀린 줄기에 겨우 잎 너댓 개를 달고 있는 모종을 아빠는 작은 구덩이를 파서 심고 흙을 다졌다. 무심하고 투박한 아빠 손길에 블루베리가 화단 한곳에 자리를 잡았다. 영경이는 돌아서며 빌었다.
‘잘 자라라, 예쁜 아이들.’
지금 블루베리는 뿌리를 내리고 키가 껑충 커 올랐다. 굵어진 줄기에 많은 잎을 달고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다.
난 잘 있어요, 당신도 잘 지내요.
- 2학년 1반(1권) 《너와 나의 슈가젤리》 김영경 <영롱한 날의="" 풍경=""> 중에서_85p

그 사람은 무대 한쪽 끝에 서 있었고, 커다란 화면에 그 사람 손이 강조되어 비춰졌다. 그 사람은 가수가 부르는 노래를 다양한 손짓으로 바꾸어 표현했다. 그 사람 직업이 수화통역사였다. 수화통역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지만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소리를 손짓으로 통역해주는 사람이었다.
서우는 눈을 반짝 떴다. 오랫동안 서우가 꿈꿔 왔던 세상이 저 손짓에 함께 있는 것 같았다.
-2학년 2반(2권) 《작은 새, 너른 날갯짓》 조서우 <춤추는 손=""> 중에서_271p

단원고에 입학하고 우리 집은 단원고 근처로 이사왔다. 나는 대학을 목표로 공부에 매달렸다. 유아교육을 전공하기로 마음먹었다. 대학 가면 권지용과 연애하고, 나중에 결혼하는 게 꿈이다. 내 핸드폰 번호는 내 생일과 (내동생)수연이의 기일, 그리고 권지용의 생일로 연결되어 있다.
야외 학습 한 번 안 가던 내가 처음으로 수학여행을 왔다. 엄마 사랑하고 미안해. 고맙고. 아빠 너무 일만 하지 말고, 사랑해. 2014. 4. 16 오전 9:42
- 2학년 3반(3권) 《우습게 보지마, 후회할 거니까》 최수희 <88100488> 중에서_291p

안준혁은 누구인가? 착한 돼지. 이 착한 돼지가 어른이 되면 뭘 할까? 준혁이는 친구들 앞에서 어른이 되면 고깃집을 차린 뒤 모두 초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준혁은 너무 잘 먹었다! 요리를 잘했다! 가게 이름도 정해 뒀다. '안 먹어 보면 안 돼지'. 2014년 준혁이에게는 꿈이 또 하나 생겼다. 중국에서 일하는 꿈. 만약 준혁이가 고깃집을 차린다 해도 그 식당은 중국에 있을 확률이 높다. 앞날에 대한 꿈이라는 건 언제나 좋은 것이니까, 그런 꿈이라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너 성격 정말 좋아 최고야!! 고깃집 차려서 동창회 한다는 약속 꼭 지켜.”-홍주
-2학년 4반(4권) 《제 별에서 여러분들을 보고 있을게요》
안준혁 <착한 돼지가="" 아니면="" 안="" 돼지=""> 중에서_227p

엄마와 둘이 살다가 수학여행을 떠났다. 엄마는 시력을 잃어 느낌과 촉각으로 이삭을 알아보았다. 생활보조금과 복지도우미의 도움을 받으며 살았다.
엄마를 따랐다. 엄마와 같은 처지의 이웃들을 돌보는 사회복지사가 되는 게 꿈이었다. 어디를 가든 엄마의 손을 잡고 다닐 만큼 착하고 따뜻한 아이였다. 엄마가 오백 원을 주면 자기가 먹고 싶은 것 하나만 사서 먹지 않고 꼭 엄마와 자신이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두 개를 샀다. 지 좋아하는 것 하나, 엄마 좋아하는 거 하나.
혼자 남은 엄마가 차분하게 이삭이의 삶을 말한 걸 적었다.
“방안에 공기가 하나도 없는 거 같아요…… 우울하다가도 이삭이 생각을 하면 웃음이 나고…… 너무 보고 싶어.”
-2학년 5반(5권) 《엄마,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요》
정이삭 <엄마,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요=""> _263p

혼자서 배운 기타 실력이 짱이었다. 자신이 꾸린 기타반에서 친구, 후배들에게 기타를 가르쳤다. 탁월한 음감으로 작곡도 했다. “실용음악의 대가가 되겠다.”고 말할 때 가족, 친구들, 선생님들 누구도 허투루 듣지 않았다. 그럴 재목임을 곁에 있던 누구나 알아주었다.
항상 할머니, 아빠, 여동생, 친구들을 살피고 처지에 맞게 돕는 아이였다.
친구를 위해 <사랑하는 그대여=""> 노래를 작곡했다. 이 노래는 사고 후 포맨의 신용재에 의해 다시 녹음되어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함께 듣고 부르는 노래가 되었다.
-2학년 6반(6권) 《그만 울고 웃어줘》
이다운 <이 노래="" 그대에게="" 들릴="" 수="" 있기를=""> _177p

함께 야구하던 친구들을 몰고 마트의 시식코너를 순회할 만큼 넉살좋은 영석이. 영석이의 환한 웃음 한방이면 시식코너 아주머니들도 못이기는 척 웃고 만다.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며 선물을 꼬박꼬박 챙기던 살가운 외동아들, 아빠에겐 평생 껄껄, 낄낄 웃게 해드리겠다던 듬직한 아들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주고 싶다던 소년의 꿈은 개그맨이다. 그것도 그냥 개그맨이 아니라, 남자 간호사가 되어 아픈 사람을 돌보고, 아픔을 잊고 웃을 수 있게 하겠다는, 아주 야무진 꿈을 꾼 소년이었다.
-2학년 7반(7권) 《착한 놈, 씩씩한 놈, 행복을 주는 놈》
오영석 <웃고 웃기며="" 사는="" 즐거운="" 인생=""> _227p

엄마가 해 주는 음식을 맛깔나게 칭찬할 줄 알았던 아들.
“엄마, 두부에 간이 딱 잘 뱄어.”
그렇게 아들이 들려주는 음식 평에 마음이 흡족했던 엄마는, 이 세상 가장 하찮은 것에서도 아들의 이름을 건져 올리는 것이 특기가 되어버렸다. 호진이는 세 아이 중 맏이로 태어나 유난히 속이 깊고, 어린 여동생들을 잘 돌보던 듬직한 아들이었다. 그렇게 다정다감하던 호진이의 일상은 봄비처럼 촉촉하기만 하다.
-2학년 8반(8권) 《우리 형은 열아홉 살》 이호진 <너와 우리의="" 시작을="" 생각한다=""> _205p

아빠가 보기에 우리 딸 아라는 집안의 구심점이요, 삶의 활력소였어. 몸이 아픈 엄마 대신 네가 집안 살림을 틈틈이 맡아야 했고. 아빠가 쉬지 않는 날은 네가 반찬이며 식재료를 사들여야 했지. 넌 중1 때부터 생리대도 네 스스로 샀어. 우리 딸 아라는 어려서부터 10원, 100원 용돈을 주면 모았다가 아빠에게 보여 주곤 했어. 나중에 아빠가 적금 통장을 만들어 줄 만큼 넌 용돈을 아껴 썼지. 아빠는 집안 살림하는 네가 안타까웠다. 생활비로 반찬이나 사는 정도였어도 공부하기에도 벅찬 너였잖아.… 여러 사람 앞에서 우리 딸 아라를 잘 키운 걸 자랑하고 싶었어. 아빠는 피곤에 찌들었다가도 네 손길만 닿으면 반짝하고 새로 태어났으니까. 우리 딸 아라는 참 속이 깊었어. 나이에 비해 성숙했고. 아빠가 일하고 돌아오면 넌 쑤시는 어깨와 무릎에 파스를 붙여 주며 말했어. “아빠 힘들어서 어떡해. 아빠가 고생하는 거 나 다 알아. 이담에 내가 아빠 호강시켜 줄 때까지 건강해야 돼.”
-2학년 9반(9권) 《네 잎 클로버를 키운 소녀》
김아라 <김아라, 수호천사="" 우리="" 딸!=""> 중에서_57p

엄마는 지혜가 공부 잘하는 아이보다는 즐겁게 인생을 살아가는 아이이길 바랐다. 운동, 춤, 노래, 그림, 피아노 연주, 그 무어든 지혜는 쉽게 배우고 놀이인 양 즐겼다. 지혜는 엄마를 따라 평화의 집에 봉사 활동을 갔다. 어려서부터 엄마 따라 봉사 활동을 다니고, 시립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요양원 같은 곳에 위문 공연을 가곤 해 봉사활동이 낯설지 않았다. 평화의 집 할머니들은 지혜 손을 감싸 쥐며 반겨 주었다. 엄마와 함께 청소며 점심 배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혜는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물고 할머니들께 “다음 주에 또 올게요” 인사를 했다.
18살 봄, 수학여행 가는 날. 지혜는 커다란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엄마, 나 보고 싶다고 울면 안 돼. 내가 제주도에 가서 날마다 사진 찍어 보내 줄 테니까 그거 보면서 웃어. 알았지? 내일은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이니까 내가 제주도에 도착해서 꼭 전화할 거야. 그러니까 내 전화 기다려.” 엄마를 향해 손을 흔드는 지혜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2학년 10반(10권) 《팥빙수와 햇살》 권지혜 <미소 천사="" 지혜=""> 중에서_33p

하루끼의 소설과 여행을 무척 좋아했다. 친구들도 많았다. 각자 개성이 톡톡 튀는 그녀들은 자신들의 모임을 콩가루 패밀리라고 불렀다. 술을 좋아했으며 연애에도 적극적이었다. 아이들이 무척 따르는 언니같은 교사였다. 경상도 무뚝뚝한 아버지는 그저 딸바보여서 딸만 보며 웃었다. 제주도 수학여행 다녀와서 부모님께 보여드리고픈 연인이 있었다. 눈이 노루처럼 동그랗고 선한 그 청년은 니나가 바다에서 올라온 후, 그녀가 사고 나기 전 방학에 여행했던 스페인을 그녀의 발길을 더듬으며 똑같이 걸었다. 그는 바르셀로나 밤하늘의 별이 된 니나를 향해 속삭였다. 사랑해, 영원히라고.
-선생님(11권) 《우리 애기들을 살려야 해요》
유니나 <하루키, 여행,="" ‘콩가루="" 패미’를="" 사랑한="" 청춘=""> 중에서_21p

범생이였다. 백석 시인의 시를 좋아했으며 수영을 잘했다. 그래서 수영의 벗은 그녀에게 편지를 보낸다. 필시 그 좋은 수영 실력으로 어디론가 헤엄쳐 가서 우리가 모르는 어느 젊은 별에서 제자들과 함께 살아 있을 거라고 믿는다. 수영이 침몰 직전에 엄마에게 날린 마지막 문자는 '우리 애기들을 살려야 해요'였다.
-선생님(11권) 《우리 애기들을 살려야 해요》
전수영 <“우리 애기들을 살려야 해요”> 중에서_41p

경기도교육청 약전작가단(139명)

강무홍, 강정연, 강한기, 공진하, 권현형, 권호경, 금해랑, 김경은, 김광수, 김기정, 김남중, 김동균, 김리라, 김명화, 김미혜, 김민숙, 김별아, 김선희, 김세라, 김소연, 김순천, 김연수, 김용란, 김유석, 김은의, 김이정, 김인숙, 김지은, 김하늘, 김하은, 김해원, 김해자, 김희진, 남궁담, 남다은, 남지은, 노항래, 명숙, 문양효숙, 민구, 박경희, 박수정, 박은정, 박일환, 박종대, 박준, 박채란, 박현진, 박형숙, 박효미, 박희정, 배유안, 배지영, 서분숙, 서성란, 서화숙, 선안나, 손미, 송기역, 신연호, 신이수, 안미란, 안상학, 안재성, 안희연, 양경언, 양지숙, 양지안, 오수연, 오시은, 오준호, 오현주, 유시춘, 유은실, 유하정, 유해정, 윤경희, 윤동수, 윤자명, 윤혜숙, 은이결, 이경혜, 이남희, 이미지, 이선옥, 이성숙, 이성아, 이영애, 이윤, 이재표, 이창숙, 이퐁, 이해성, 이현, 이현수, 임성준, 임오정, 임정아, 임정은, 임정자, 임정환, 임채영, 장미, 장세정, 장영복, 장주식, 장지혜, 전경남, 정덕재, 정란희, 정미현, 정세언, 정윤영, 정재은, 정주연, 정지아, 정혜원, 정화진, 정희재, 조재도, 조지영, 진형민, 채인선, 천경철, 최경실, 최나미, 최아름, 최예륜, 최용탁, 최은숙, 최정화, 최지용, 하성란, 한유주, 한창훈, 함순례, 홍승희, 홍은전, 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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