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임기 첫 날인 30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은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김희옥 전 공직자윤리위원장을 혁신비상대책위원장에 임명하는 방안을 추인했다.
김 전 위원장에게 비상(非常) 당권을 주는 방안이 계파 간 합의로 승인됨에 따라 지난 4‧13 총선 패배 이후 '공백' 상태에 있던 지도부가 임시로나마 재구성됐다.
하지만 원내 122석으로 제 2당에 머물고 있는 현실 때문에 원(院) 구성 협상에서 야(野) 2당에 밀리자, "차라리 탈당자를 복당시키라"는 제안이 나오는 등 계파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계파주의를 혁파해야겠다는 것은 국민의 뜻이라는 데 대해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며 계파주의를 혁파하는 노력에 모두 동참하고 '혁파' 선언도 해야 한다고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당초 김 전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에 내정키로 합의한 정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의원 등의 '3자 회동'에 대한 정당성 시비가 예상됐으나, 당내 갈등을 봉합하자는 의견이 더 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오는 2일 전국위원회에서 추인되면 공식적인 비대위원장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이와 관련 여당은 원(院) 구성 이전에 1박 2일 일정의 연찬회를 열어 계파주의 혁파를 위한 대국민 선언을 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3자 회동에서 공감됐던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도입과 '당권·대권 분리' 문제에 대해서는 시간을 더 갖고 논의키로 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과의 원(院) 구성 협상에서 당이 지나치게 끌려 다니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여당으로서 국회의장을 절대로 뺏겨서는 안 된다"며 현 지도부에 대한 성토 의견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탈당한 무소속 의원 중 2명만 복당시키면 원내 1당이 되는데, 복당을 원천 불허해 2당에 머물고 있다"며 "이렇게 불리하게 협상을 이끌어갈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장직을 여당이 그대로 갖거나, 야권에서 차지하게 되더라도 여당이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하게 되면 나머지 상임위원장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데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복당' 문제는 친박계가 '절대 불가' 입장인 유승민 의원의 당 복귀 문제와 맞물려 있는 민감한 문제다. 이밖에 한 재선 의원이 "총선 결과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며 지도부에 쓴 소리를 했다고 한다.
향후 구성될 비대위에서 탈당 의원들의 '복당' 문제와 '총선 책임론' 등을 놓고 계파 갈등이 재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단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 추인 전에 비대위원을 임명하겠다는 방침이다. 비대위 인선(人選)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