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의 신' 양학선(24·수원시청)이 추천 선수로 선발됐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도마 2연패에 도전할 길이 열렸다.
대한체조협회는 22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개선관에서 열린 남자 기계체조 국가대표 2차(최종) 선발전이 끝난 뒤 강화위원회를 열어 양학선을 추천 선수로 선발했다.
양학선은 이틀간 진행된 선발전에 참가하기는 했으나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연기는 펼치지 못했다. 매 종목 자신의 순서에 맞춰 경기장에 올라 손을 들고 인사한 뒤 기권하는 방식을 택했다.
양학선은 합계 점수 0점으로 참가 선수 15명 중 최하위에 그쳤다. 지난 3월 23일 훈련 도중 아킬레스건을 다쳐 수술대에 오른 양학선은 현재 끊어졌던 아킬레스건이 붙었고, 발목 보조기를 뗀 상태지만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무리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양학선은 최종 선발전에 불참할 전망이었으나 일단 경기장에 나와 몸 상태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협회의 요구에 응해 '참가 후 기권'이라는 방식을 택했다.
협회도 양학선의 정성에 응답했다. 애초 협회는 올림픽 파견 국가대표로 성적 상위 4명에다 후보 선수 1명만 뽑을 예정이었으나 양학선을 추천 선수로 선발해 총 6명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이번 선발전에서는 이상욱(171.050점·전북도청), 박민수(170.775점·한양대), 유원철(168.175점·경남체육회), 신동현(167.625점·국군체육부대), 김한솔(167.350점·한국체대)이 차례로 1~5위를 기록했다.
소정호 협회 사무국장은 "회의 결과 성적 상위 5명에 더해 양학선을 추천 선수로 선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체조협회의 '국가대표 코치 및 선수 선발 규정' 제10조(2차 선발전) ③항을 보면 '5명과 4명을 선발할 경우 4명과 3명을 성적순으로 하고, 1명은 팀 기여도(단체종목별)를 고려해 강화위원회에서 추천 선발한다. 단, 특별한 경우(유망선수의 부상 등)가 아니면 성적순으로 선발한다'고 돼 있다.
양학선은 정상적인 몸 컨디션이라면 자신의 주 종목인 도마에서 충분히 메달권에 입상할 만한 기량을 갖춘 선수다. 협회 역시 양학선이 대표팀에서 가장 확실한 메달 후보라는 점을 고려해 특별 케이스로 다뤘다.
소 사무국장은 "추천 선수 선발 자체가 예외 규정이다. 협회는 메달을 생각해야 하는데, (양)학선이는 우수 선수고, 열의도 있어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라며 "양학선이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했다.
추천선수로 발탁된 양학선은 오는 7월 18일까지 다른 5명의 선수와 함께 2~3차례 자체 평가전에서 기량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협회는 이 자체 평가전을 통해 올림픽 무대를 밟을 최종 5명을 선정해 엔트리 등록을 마칠 예정이다. 달리 말해 양학선이 7월 18일까지 올림픽에서 경쟁할 정도로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올림픽 출전의 길은 막힌다.
소 사무국장은 "사실 양학선의 추천 선수 선발을 두고 반대 의견도 있었다. 협회는 메달이 목표니까 어찌 보면 고육책을 쓴 것"이라며 "주치의 진단서를 살펴봤을 때 6월 4일까지 재활 운동을 마치고 이후로는 훈련할 수 있다고 해서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6종목을 다 뛰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2종목 정도는 가능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