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독자생존 여부의 분기점이 될 해외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이 최종 결론을 내리는데 실패한 채 일단 끝났다.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18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 본사에서 용선료 인하 협상의 열쇠를 쥔 주요 해외 선주들과 회의를 가졌다.
정부가 용선료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정한 오는 20일을 이틀 앞두고 열린 만큼, 이번 협상 결과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최종 결론을 도출하는데는 실패했다.
이번 협상에서 현대상선은 향후 남은 계약 기간의 용선료를 평균 28.4% 깎는 대신 인하분의 절반가량을 현대상선 주식으로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해외 선주들에게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이 자리에서 현대상선의 재무상황과 정상화 가능성을 설명하는 등 정상화 지원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해외 선주들은 현대상선 용선료를 깎아줄 경우 다른 선사들까지 잇따라 인하 요구에 나설 수 있다는 점과 투자자 및 주주들이 반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대상선 측 협상을 자문한 미국 법률사무소 밀스타인의 마크 워커 변호사는 협상 결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제 시작 단계다. 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짧게 말했다.
현대상선 최고재무책임자인 김충현 상무도 협상이 마무리된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현대상선의 다른 관계자는 "오늘 협상에서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오늘 같은 단체 협상은 없겠지만, 개별 선사들을 상대로 막바지 협상에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협상이 아직 결론 나지 않은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협상에 현대상선 측에선 김 상무와 워커 변호사가 참석했고, 채권단을 대표해서는 정용석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 부행장이 참석했다.
선주 측에서는 그리스 선박운영사 다나오스와 나비오스, 캐피털십매니지먼트 등 컨테이너선 보유 선주사 3곳의 관련 업무 최고 책임자급이 참석했으며 이밖에 싱가포르 선박운영사 EPS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