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곳곳에 들어선 커피숍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원래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에 나오는 일등항해사의 이름이다.
1970년대 초 영어교사였던 제리 볼드윈이 교직을 그만두고 커피전문점을 차리면서 이 일등항해사의 이름을 따 '스타벅스'로 부른 것이 시초가 돼 전 세계인이 스타벅스라고 하면 커피를 떠올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스타벅스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여러 외국 단어의 유래를 살펴보고 이를 매개로 세계 각지의 다양한 문화를 들여다본 책이 나왔다.
14일 미래의창에서 펴낸 '단어 따라 어원 따라 세계문화산책'(이재명·정문훈 지음)은 KT 직장 선후배인 두 저자가 특정 단어의 숨은 의미를 찾아 정리한 교양서다.
여성용 가방 브랜드 '루이 카토즈', 소고기 스테이크라면 떠오르는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 '아웃백' 등 흔히 쓰는 단어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일반명사처럼 자리를 잡은 단어들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루이 카토즈'는 프랑스어로 '루이 14세'를 말한다. 절대 권력의 상징이었던 루이 14세는 건축, 문학, 예술, 패션에 이르기까지 모든 예술 영역에 관심을 기울이며 바로크 시대 문화를 꽃피우게 한 인물이다.
책은 그렇다고 단순히 단어 뜻을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좀 더 깊이 들어가 루이 14세의 치적을 살펴보며 역사 탐구로 이야기 범위를 넓힌다.
우리가 아는 의류의 '봄/여름 시즌', '가을/겨울 시즌' 등의 분류가 루이 14세 때 이미 이뤄졌다는 사실에 이르면 단순한 여행기를 넘어 역사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다.
아웃백은 호주 동부의 반건조 기후대 오지, 웨스턴플래토의 중앙건조지역이나 서부 지역 북부 평야의 버려진 거친 땅을 일컫는다. 아웃백은 기본적으로 갈만한 가치가 없는 곳이라는 뜻이지만 그 의미가 무색하게 위대한 자연의 매력에 이끌려 수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지로 거듭났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이 밖에 어린이 치즈 브랜드명인 '앙팡', 부대찌개의 또 다른 명칭인 '존슨탕', 초콜릿 소스에 밥을 말아 먹는 스타일의 멕시코 음식 '몰레' 등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종종 보는 브랜드명, 레스토랑의 메뉴판을 들여다보다 무심코 지나쳤던 음식명 등의 비밀이 공개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지난달 '이달의 읽을만한 책'으로도 선정했다.
264쪽. 1만3천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