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신현우 옥시레킷벤키저 전 대표 등을 구속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철희 부장검사)은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신 전 대표와 옥시 전 연구소장 김모씨, 선임연구원 최모씨를 14일 구속했다.
신 전 대표 등은 2000년 10월부터 유해성 검사 없이 독성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든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팔아 소비자들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아이에게 안전하다’는 허위·과장 광고를 한 혐의도 있다.
인터넷 등을 참고해 졸속으로 유해 가습기 살균제인 ‘세퓨’를 만들어 판 혐의로 오모 전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도 이날 함께 구속됐다.
14명의 사망자를 낸 ‘세퓨’의 농도는 인체에 무해한 수준보다 최소 160배 이상 강한 것으로 검찰수사결과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조희연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들 4명에 대해 “범죄사실의 소명이 있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사태가 불거진 지 5년여 만에 가해업체 관계자들이 처음으로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도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 전 대표가 "영국 본사의 지시를 따른 것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품 제조와 판매에 본사가 어디까지 개입됐는지 등의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검찰은 또 이르면 다음 주부터는 또다른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판매한 의혹이 있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측에 대한 소환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검찰 수사가 정부 책임론까지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정부에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법규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