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 측에 유리한 보고서를 써주고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서울대 조모 교수 측이 제기하고 있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경위 파악에 나섰다. 옥시와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측이 보고서 조작과 은폐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9일 2011년~2012년 가습기살균제 관련 생식독성실험과 흡입독성실험 결과보고서를 작성할 당시 연구 총괄을 맡았던 조 교수에 대해 보고서 조작 책임도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검찰은 그러면서 보고서 조작와 은폐에 김앤장이 관련됐다는 조 교수의 주장에 대해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수 측은 전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전체 데이터를 제출했으나, 옥시와 김앤장 측이 임의로 조작해 유리한 부분만 발췌해 활용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옥시와 김앤장 측의 조작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같은 주장을 펴고 있는 조 교수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 교수를 상대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옥시와 김앤장이 보고서를 조작했는지) 경위를 파악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다만 "실험 결과 보고서가 공포되고 증거로 쓰인 데는 본인이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본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검찰은 특히 보고서 작성과 조작 단계부터 조 교수가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조 교수 측이) 주장을 다르게 하는 것 같은데 (보고서) 작성 단계부터 다르게(조작된 형태로) 제출됐다"고 말했다.
한편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를 재소환한 검찰은 이날 밤 늦게까지 신 전 대표를 조사한 뒤 이번주 내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3차까지 소환할 계획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해 신 전 대표를 일단 귀가시킨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대표는 2000년 10월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제조 출시될 당시 의사결정권자로 제대로 된 안전검증 없이 제품을 출시하도록 해 인명 피해를 내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 세퓨를 제대로 된 안전 검증 없이 제조 판매한 전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 오 모 씨와 옥시 전 연구소장 김 모 씨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