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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온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그간 정부와 국회 뭘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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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가습기살균제대책특위 첫 회의…국회의원들 "입이 백개라도 할말 없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가습기살균제대책특위는 9일 1차 회의를 열고 피해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5년동안 국회는 무엇을 했느냐"고 질책했고 특위 위원들은 "국회의원으로서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날 오전 더민주 가습기살균제대책특위 양승조 위원장은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세월호 사건이나 메르스 사태와 다를 것이 없다"면서 "일단 정부가 책임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구제와 재발방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청문회도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언주 특위 간사 역시 "이 사건이 발생하고 확대되기까지 정부의 책임을 규명하고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어떤 제도 개선이 필요한지 요구해서 이 부분 입법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00년대 이후 사망 사례가 보고됐는데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는 이를 방치하고 2011년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를때까지 역학 조사를 하지 않고 방치한데 대해 정부의 책임이 무엇인지, 또 이 문제가 고발된 이후에도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고 방치했다가 4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는데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특위 회의에는 약 20여명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참석했다. 자기 몸의 반만한 녹색 산소통을 들고 코에는 산소공급 줄을 꽂은 채 회의에 참석한 임성준(13)군 등 모두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가족을 잃었거나 질병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의 강찬호 대표는 "이미 5년동안 (우리 요구안은) 다 알려져 있었고 그래서 그릇에 주워담기만 하면 된다. 이 역할을 국회에서 잘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동안 이 사건이 방치된 것에 대해 정부와 국회에 유감을 표시한다"고 꼬집었다. 여야 막론할 것 없이 책임이 있음을 강조하면서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한 것이다.

강 대표는 또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반드시 실시해달라. 축소대응이나 검찰수사를 지켜본 뒤 하겠다는 말은 안된다. 조속히 실시해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피해자들은 그간 외면받은 설움을 토해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로 임신 중이었던 아내를 잃은 피해자 안성우 씨는 "저는 부산에서 서울에 올 때, 이렇게 해서라도 안되면 대한민국 국민이기를 포기하려 했다"면서 "이 자리를 빌어 피해자들이 국민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그런 결과를 만들어달라"고 울먹였다.

성준 군의 어머니 권미애(40)씨는 "저는 믿었던 국회의원님들 때문에 (사건 발생 후) 1년 안에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우리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성준이에게 막말을 하기도 했다. 검찰에도 이제서야 왜 밝혀주시려 하느냐고 뭐라고 했다. 검찰처럼 우리를 한번 더 실망시키지는 말아달라"고 읍소했다.

'3살 아이를 잃은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피해자는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법 안에서 보호받고 싶은 사람이다. 그런데 나라에서 국민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여기 국민이 아닌 것 아니냐"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9년동안 휴대전화에 넣고 다니던 아이의 사진을 보여주며 " 이 시점부터 저희를 도와달라.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냥 옥시든, 애경이든, 홈플러스든 모두 처벌을 받도록 해달라"며 울먹였다.

또다른 피해자는 "우리가 언론과 국회에 여러번 요청을 했다. 그런데 그간 수수방관하면서 이 자리가 5년만에 만들어졌다"면서 "그동안 뭘 하셨는지 정말 묻고 싶다. 누군가 답변을 해달라"고 꾸짖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의원들과 당선자들은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승조 위원장은 "그동안 적극적으로 여러가지 안을 마련하고 했어야 하는데 입이 백개라도 할말이 없다"면서 "우리 당에 대한 비판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언주 의원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개선을 해달라는 말씀을 새겨듣고 빠른 시간 안에 더 나은 상황으로 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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