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TV (CBS주말교계뉴스, 5월 6일(금) 밤 9시50분)
■ 진행 : 조혜진 앵커
■ 출연 : 이승규 기자
■ 조혜진 앵커>
어린이날 잘 보내셨습니까? 각 교회도 어린이들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서인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교회에 가득한 하루였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교회에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한국교회의 교회학교가 위기를 맞았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죠.
오늘은 이 교회학교 학생들의 감소의 원인과 대책을 짚어보겠습니다. 이승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교회학교 학생들이 얼마나 줄어든건가요? 각 교단별로 조사한 자료가 있습니까?
■ 이승규 기자>
네, 실제로 있습니다. 각 교단별로 주일학교 위기에 대해 진단을 하고, 대처 방법을 내놓기도 하는데요. 성장이 정체됐다는 얘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왔고요, 실제로 통계도 그렇게 말을 해주고 있습니다.
예장통합총회의 경우 2014년을 기준으로 전체 8383개 교회가 있는데요, 이중에 주일학교가 아예 없는 교회가 48%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절반이 교회학교가 없다는 얘긴데요, 특히 78.5%는 영아부도 없는데요, 10개 교회 중 8개는 영아부가 없다는 겁니다.
기성총회의 경우에는 1994년에는 교회학교 어린이 수가 16만 명을 넘었는데요, 20년이 흐른 2014년에는 6만명이 줄어든, 10만 명이 조금 넘는 걸로 나왔습니다.
예장고신총회의 경우도 비슷한데요, 2013년 9만 여 명이었던 주일학교 학생수가 2014년에는 8만 여 명으로 줄었습니다.
주일학교 학생 숫자가 줄어드는 건 비단 한국교회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천주교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평화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1995년에는 27만 2천 여 명이었는데, 2013년에는 15만 6천 여 명으로 줄었습니다.
초등부의 하락폭이 더 큰데요, 2013년 천주교에 다니는 초등학생은 9만 8천 여 명으로, 주일학교 학생 수를 집계한 1994년 이후 처음으로 10만 명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 조혜진 앵커>
실제로 통계를 보니까 상황의 심각성이 더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렇게 주일학교 학생수가 줄어드는 배경에는 낮은 출산률도 원인이지 않을까요?
■ 이승규 기자>
네, 맞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도 분명 주일학교 학생수 감소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만 진단하면 제대로 된 이유를 찾지 못 합니다.
충격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아이들이 예배와 설교를 싫어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예장통합총회가 어린이와 학부모 교사 1,13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 30.7%가 설교 시간이 가장 싫다고 답했습니다.
25.9%는 성경공부 시간이 싫다고 답했는데요, 사실 예배와 성경공부 공과시간이라고 하죠. 이 두 가지가 핵심인데, 60%에 가까는 아이들이 싫다고 답했다는 건 충격입니다.
저도 주일학교 교사이긴 했지만, 설교나 공과가 제가 다닐 때보다 시각적인 면에서 좋아지긴 했지만, 단순하게 그런 부분에서만 변했지, 내용은 바뀌지 않았거든요.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조혜진 앵커>
그렇군요, 아이들이 교회학교에 흥미를 느끼지 못 하는 이유는 뭘까요?
■ 이승규 기자>
저 같은 경우는 어렸을 때 교회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주일학교 다닐 때 만난 친구들을 지금까지도 만나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교회가 재밌었다는 건데요, 문제는 세대가 바뀌었는데도 그 당시 프로그램을 지금도 거의 비슷하게 하고 있다는 겁니다.
담임목사의 무관심도 문제 중 하납니다. 고신대 임창호 교수는 한 세미나에서 교회학교에 대한 담임목사들의 무관심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습니다.
대부분 목회자들은 교회학교 어린이들의 숫자에만 관심이 있을 뿐 교육 내용과 신앙 양육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관심이 적다보니 재정 투자도 인색해지고, 환경도 열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 조혜진 앵커>
아이들은 설교와 성경공부가 재미가 없다는데 정작 목회자들은 이에 대한 별 고민이 없으니 교회학교가 위기를 맞게된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교회학교를 다시 살릴 방법은 없습니까?
■ 이승규 기자>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담임목사들의 발상의 전환입니다. 한국교회 현실상 담임목사의 입김이 교회에 가장 센데요, 주일학교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어른들한테 재정을 사용하고 남는 돈으로 아이들한테 투자를 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한테 먼저 재정을 투자해야 한다는 겁니다.
아이들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맡겨 두든지, 아니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아이들이 오고 싶어 하는 주일학교를 만들든지 해야 하는데 대부분 담임목사들은 돈 쓰지 마라는 얘기만 하거든요.
주로 주일학교를 담당하는 전도사들의 처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전도사는 교회 내에서 더 높은 위치로 가기 위해 그냥 거쳐가는 자리로 인식되거나, 겨우 교통비 정도만 받고 사역하기 때문에 교육 전문가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한국교회의 미래 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들을 위한 투자와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일에 목회자는 물론 교회 구성원들이 노력해야 합니다.
■ 조혜진 앵커>
네, 이승규 기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