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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아이들, 어린이날 소원은 "공부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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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0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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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학교 커리큘럼 교과서와 달라…전문가들 "맞춤형 수업 교육 필요"

재생불량성 빈혈로 입원 치료중인 최모(16)군. 병원학교 인터넷 강의로 학교 수업을 대신하고 있다. (사진=강혜인 수습기자)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흰색 환자복을 입은 지연(8, 여)이는 색연필로 동화책에 색칠을 했다.

서울시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동 1층에 위치한 '꿈틀꽃씨'.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놀이센터인 이곳은 지연이의 아지트다. 급성 백혈병으로 한 달 전 병원에 입원한 지연이는 심심할 때마다 놀이센터를 찾아 그림을 그리고 책도 읽지만 학교에서 친구들과 공부하던 때가 그립기만 하다.

"학교에서는 다 좋았다"며 울먹이는 지연이는 "혼자서 책 읽고 설명도 없이 색칠하는 게 재미가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저는 과학을 제일 잘 했어요. 학교 가서 친구들이랑 공부하고 싶은데… 신나게 노래 부르고 음악 공부하고. 병원학교에서는 그림 그리고 책도 읽는데 학교보단 별로에요."

재생불량성 빈혈로 입원 치료중인 최모(16)군은 병원학교의 일환인 '꿀맛무지개학교'에서 인터넷 강의로 학교 수업을 대신하고 있다.

하루에 2시간씩 수업을 듣지만 공부보다는 출석 일수를 채우는 데 만족하는 수준이다.

최군은 "국어와 영어 등 주요 과목 수업을 듣는데 학교 공부와는 많이 차이가 난다"며 "공부가 된다는 것 보다는 유급을 면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5일 교육부에 따르면 질병으로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학생은 3월 기준 초등학생 249명, 중학생 7명이다.

정부는 만성질환으로 학교 교육을 받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병원 학교와 원격교육 시스템을 운영중이다.

전국의 병원학교는 모두 33개. 원격 수업을 듣는 학생은 연간 2천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병원학교를 통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기입원 아동의 어머니 임모(44, 여)씨는 "원격 강의 내용이 교과서와 달라 공부하고는 상관이 없다"며 "선생님들도 여기서 공부한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12월 의료기관과 복지시설에 순회학급을 설치하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특수교육법 조항을 신설했다.

소아암NGO 한빛의 송민정 사무국장은 "병원과 집을 오가는 아이들은 학습의 지속성이 떨어진다"며 "아이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갔을 때 잘 적응할 수 있도록 1대1 수업 진행 등 개개인에 맞는 특화된 수업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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