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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인문학과 친해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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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인문학 생각사전'

 

'인문학 생각사전'은 모든 것이 돈의 가치로 판단되고 사람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요즘 시대에 인간에 관해 다시 생각해 보기 위해 내놓은 책이다.

소설가 겸 동화작가인 저자 양태석은 아이들의 비판적인 사고 능력을 키우기 위해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같은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느끼고, 배운 것을 어린이들과 함께 나누며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도와준다.

가족이 왜 소중한지, 부자는 항상 행복한지, 자유가 왜 필요한지, 어떤 직업을 가지면 좋을지 등 인간의 사상, 문화, 사회를 탐구하는 주제로 나누어 질문하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 놓았다. 또한 각 장마다 실려 있는 명사들의 명언과 격언, 다양한 예화들은 때로는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새겨지고, 때로는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갖게 해 줄 것이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는 "인문학은 젊은 사람들의 마음을 바르게 지켜 주고, 나이 든 사람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 줍니다. 이런 공부는 풍요로운 삶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우리가 역경 속에 처해 있을 때 마음의 안식과 평화를 가져다줍니다."라고 말했다.

'인문학 생각사전'은 이러한 인문학의 좋은 점을 24개의 질문을 통해 되새겨 보고 인간다움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본다.

각 장의 질문과 함께 실은 명사들의 글귀는 고민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도 하고 삶의 방향을 일러주기도 한다. 또한 데카르트, 괴테, 마더 테레사, 마하트마 간디, 소크라테스 등 위대한 사람들이 건네는 말은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기도 하고, 무료한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새로운 에너지를 주기도 한다.

세상에는 단 하나의 마술, 단 하나의 힘, 단 하나의 행복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 헤르만 헤세 (독일 소설가)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고, 하버드 대학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한 미국 기업가)

일생 가난한 환자들을 무료로 치료하며 병원 옥상에서 머물다가 생을 마감한 의사 장기려의 일화나 3년 동안 꼬리에 못이 박힌 친구를 위해 먹이를 물어다 준 도마뱀 이야기 등은 어린이들의 인성을 길러 줄 밑거름이 된다.

각 장의 끝에 마련한 '함께 생각해 보기'는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에 나온 인문학 주제를 곱씹게 한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주제에 대해 상상하고, 문제점을 고민하고, 친구들과 여러 상황을 토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힘이 쑥쑥 자라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본문 중에서

지금으로부터 4600년 전 수메르의 영웅 길가메시는 먹으면 죽지 않는 불사약을 찾으러 위험을 무릅쓰고 여행을 떠났어요. 그는 결국 불사약은 구하지 못했지만 오랜 여행 끝에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게 좋은지 그 답을 얻었어요. 영원히 죽지 않는 성자, 우트나피시팀이 그 방법을 가르쳐 주었지요.
“지금 고향으로 돌아가서 사랑하는 연인과 사랑을 나누고, 친한 사람들과 어울려 파티를 열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어라.” 이것이 바로 성자께서 가르쳐 준 행복하게 사는 방법입니다.
멋진 인생을 사는 법, 행복하게 사는 법은 몇 천 년이 지나도 크게 바뀌지 않았어요. 과학이 발전하여 비행기가 하늘을 날고 로켓이 우주로 날아가도 인간이 태어나서 살다가 죽는 기본적인 틀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수천 년이 지난 고전 안에서도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양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답니다.
- ‘인생이란 무엇인가요?’에서

성적이 나쁘면 행복해질 수 없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적이 좋은 친구들에 비해 불리하다는 건 분명히 알아두어야 합니다.
“까짓것, 그런 건 얼마든지 감수하겠어.”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생각한다면 큰 걱정 없습니다. 사람은 저마다 잘하는 게 있다고 합니다. 어떤 친구는 공부를 잘하고, 어떤 친구는 운동을 잘하고, 또 어떤 친구는 노래를 잘합니다. 어떤 친구는 말을 잘하고, 어떤 친구는 사업가 기질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자기 재능을 발견하여 개발한다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행복이라는 것도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고, 가족 모두 건강하고, 하루하루 사는 게 즐겁다면 이 정도로도 얼마든지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행복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만족할 줄 아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일종의 선물인 셈입니다.
- ‘성적이 나쁘면 행복해질 수 없나요?’에서

어느 날, 어린 아들이 부엌으로 조르르 달려와 자기가 쓴 메모지를 엄마 앞에 내밀었다. 엄마는 앞치마에 손을 닦고 그것을 받아 읽었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잔디 깎은 값⋯⋯5달러
내 방 청소한 값⋯⋯1달러
가게에 엄마 심부름 다녀온 값⋯⋯50센트
엄마가 시장 간 사이에 동생 봐 준 값 ⋯⋯25센트
쓰레기 내다 버린 값⋯⋯1달러
<합계 :="" 7달러="" 75센트="">
엄마는 메모를 다 읽고 가만히 아들의 얼굴을 건너다보았다. 이윽고 엄마는 방으로 가서 펜을 하나 들고 왔다. 그리고 그 종이 뒷면에 이렇게 썼다. 엄마가 메모지를 건네주자 아들은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너를 내 뱃속에서 열 달 동안 키워 준 값⋯⋯무료
네가 아플 때 밤을 새워 간호하고 널 위해 기도한 값⋯⋯무료
너 때문에 지금까지 여러 해 동안 힘들어 하고 눈물 흘린 값⋯⋯무료
음식, 장난감, 옷 등 너에게 해 준 모든 것도⋯⋯무료
이 모든 것 말고도 너에 대한 끝없는 엄마의 사랑 역시⋯⋯무료
<합계 :="" 무료="">
아들은 글을 다 읽더니 갑자기 와락 엄마에게 안기며 소리쳤다. “엄마…… 사랑해요 !” 아들은 다시 연필을 잡고 메모지에 큰 글씨로 이렇게 썼다.
전부 다 지불되었음!
- ‘부모님 말은 다 옳은 건가요?’에서

실리콘밸리 연구자들이 만든 컴퓨터 용어들 중 아이콘, 부팅, 아바타 같은 것들은 모두 그리스로마 신화나 종교, 역사 등에서 나온 말입니다. 과학과 기술에도 인문학의 지혜가 담겨야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는 말이지요. 세계적인 기업 ‘애플’을 설립한 스티브 잡스도 애플의 성공 요인을 말할 때, 기술과 인문학이 조화롭게 만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남다른 생각, 남이 쉽게 하지 못하는 창의적인 생각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오랜 학습을 통해 비로소 밖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세상에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 오로지 그것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주변도 보고, 연관이 있는 다른 분야도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기 바랍니다.
- ‘어떻게 해야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나요?’에서

글 양태석/ 그림 추덕영/ 세종주니어/ 261쪽 /1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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