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광주 동아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올 시즌 세계 4위의 기록을 낸 수영 스타 박태환.(자료사진=박종민 기자)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D-100일 미디어데이'가 열린 27일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 김정행·강영중 대한체육회장과 정몽규 올림픽 선수단장을 비롯해 사격 진종오, 양궁 기보배·김우진, 펜싱 김지연, 레슬링 김현우, 태권도 이대훈 등 선수들이 참석했다.
김 회장은 "12시간 시차와 20시간의 장거리 비행, 치안 등 악조건에서도 뼈를 깎는 훈련으로 10위권 성적을 거두겠다"고 출사표를 던졌고, 강 회장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국내에서 후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정 단장은 "지카 바이러스 등에 대한 걱정이 있는데 이번에는 철저하게 예방을 하겠다"고 밝혔다.
선수들도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올림픽 2연패를 이뤄낸 베테랑 진종오는 "올림픽 3연패는 사격에서 처음이라고 하는데 달성하면 영광일 것"이라면서 "올림픽에 평생 못 나가는 선수도 있는데 최선을 다해 후회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미디어데이에서는 이날 참석하지 못한 선수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바로 수영 간판 박태환의 출전 여부다. 박태환은 금지약물 복용으로 국제수영연맹(FINA)의 징계가 끝났지만 도핑 적발 선수의 3년 국가대표 자격 정지를 명시한 대한체육회의 규정에 따라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박태환은 이날 광주에서 열린 동아수영대회에서 주종목 자유형 400m에서 준수한 성적을 냈다. 3분44초26을 찍어 올 시즌 세계 랭킹 4위의 기록을 냈다. 충분히 올림픽에서 메달을 경쟁할 만한 성적이다.
이에 대해 조영호 체육회 사무총장은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조 총장은 "현재 체육회 입장에서는 기록은 기록이고 규정은 규정이라는 것"이라면서 "어떤 문제가 있으면 그때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어떤 문제인지 구체적인 답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질문도 어렵고 답도 어렵다"면서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체육회도 사실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원칙을 세웠지만 박태환 1명을 위해 개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수영에는 박태환만큼의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없고, 올림픽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를 따낸 공로를 인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사실 박태환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중처벌에 대한 부분을 제소할 방법이 있다. 이미 국제적으로 선수 측의 손을 들어준 판례가 있는 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이중처벌 금지를 권고하고 있다. 올림픽 출전의 길이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조 총장은 "이중처벌 잣대 이전에 약물은 반사회적 이슈"라고 답했다. 또 "IOC 보다 3년 징계라는 국내 규정이 있다"면서 "약물 복용은 모든 문제와 결부된다"고 강조했다. 일단 규정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이날 박태환은 400m 경기 뒤 "많은 분들이 성원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에 보답하는 길과 오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 자리가 한번 더 주어진다면 그게 올림픽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올림픽에서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넘어설 수 있다고 충분히 자신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당부했다. 과연 박태환의 간절한 메시지에 체육회가 응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