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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영화관·서점'…서울 문화시설 대자본에 포위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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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등 순수예술 시장 도미노처럼 붕괴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서울의 각종 문화시설 가운데 기업이 소유하거나 협찬하는 곳이 크게 늘면서 대자본의 영향력이 갈수로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의 연구보고서 <서울시 문화자원="" 실태와="" 분포특성="">에 따르면, 2015년 6월 현재 서울시 문화시설은 총 1,959개로, 이 가운데 공연장 504개, 영화스크린 500개로 공연시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문화자원의 지역적 분포를 보면 여전히 도심권과 동남권에 집중되어 있으며, 특히 도심권의 집중도가 매우 높아 지역적 불균형이 존재하고, 종로, 강남, 홍대지역의 집중 현상 역시 여전했다.

공연예술이 발표되고 관객과 만나는 장소인 공연장은 총 504개로 조사됐다. 그 중 공공공연장이 122개소, 민간공연장이 382개소로 민간공연장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공공공연장이 선도하는 전국적 경향과는 차이를 나타냈다.

특징적인 것은 기업이 공연장을 운영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공연장 중 기업에 의해 운영되는 공연장은 55개소로, 2007년에 비해 129.9% 증가했다.

최근에는 공연장 운영 주체가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기업이 건립한 공연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전문가 및 기획사에게 맡기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민의 문화 활동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영화 관람은 대기업의 체인형 멀티플렉스 중심으로 재편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영화관은 총 83개, 스크린 수는 500개로 중구와 종로구, 강남구에 영화관이 밀집해 있으며, 도봉구는 유일하게 영화관이 없는 자치구이다.

서울시 영화관 중 대기업의 체인형 멀티플렉스는 61개소로 총 스크린 수 453개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영화관의 73.5%, 스크린 수의 91.2%에 해당하는 수치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중소 체인 멀티플렉스는 모두 문을 닫은 상태이며,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빅3'만이 체인형 멀티플렉스로 운영되고 있다.

문화시설의 증가와 함께 예술시장 역시 확대되었다. <2014년 공연예술실태조사>에 따르면, 2007~2013년 사이 공연건수는 18%, 관객 수는 40%나 증가했다. 이처럼 예술시장이 확대된 이면에는 자본의 집중이 있다.

서울연구원 백선혜 도시사회 연구실장은 "기업이 직접 운영하거나 협찬하는 공연장의 증가, 대기업 체인형 멀티플렉스와 서점의 시장 지배, 라이선스나 오리지널 중심의 대형 뮤지컬 중심 공연 등 자본의 영향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보고서는 이런 현실 속에서 순수예술 시장은 오히려 위축되는 경향을 보여 대학로에는 민간 소극장 폐관이 도미노처럼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순수예술의 창작기반에 대한 지원이 시급한 상황으로, 신진예술가들을 위한 창작공간 제공, 민간의 창의적 역량 발굴과 지원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건강한 문화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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