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가계대출에서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1.2%로 2006년(1.33%)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부 저축은행이 신용등급 1등급에도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물리고 있어 서민 가계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시중은행이 대출심사를 강화하자 저축은행으로 서민들의 생계비 조달 등의 대출이 몰리면서 지난해 전체 가계대출에서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20%로 전년도에 비해 33% 늘었다.
이는 은행권이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기조로 돌아선 데 반해 저축은행이 소액 신용대출에 집중하는 영업을 펼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고금리 대출 영업 여전
문제는 일부 저축은행이 신용등급 1등급에도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물리고 있다는 것.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국내 저축은행 중 자산규모가 6위인 웰컴저축은행은 신용등급 1등급 금융소비자에게 연 21.76%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아주(1등급 금리 23.48%), 현대(22.47%), 예가람(21.72%) 등도 신용등급 1등급에 20% 이상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법정 최고 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서민을 대상으로 한 고금리 영업으로 보전하고 있는 셈이다.
시중은행 저축은행 '풍선효과' 가속화 전망
은행권에서 대출을 거부당한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돈을 빌리기 쉬운 저축은행 찾는 이른바 '풍선효과'는 심화될 전망이다.
다음달 부터는 수도권에서도 소득심사를 깐깐히 하고, 원금을 처음부터 나눠 갚아야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또 한번 높아지는 만큼 저축은행을 향한 서민들의 발걸음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대출로 저축은행 이익 급증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79개 저축은행의 이자 순이익이 2조49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4%나 증가하면서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성장에는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고금리 대출, 즉 연 27.9%가 넘는 고금리 대출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대출광고에서 자주 접하는 저축은행들 예를 들어 SBI 저축은행은 전체 가계신용대출에서 고금리 대출이 50%에 육박했다.
또 HK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웰컴과 친애저축은행도 많게는 60%에서 적게는 49%가 고금리 대출이었다.
2금융권 이용 서민, 시름 깊어진다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문을 좁히는 사이 저축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을 늘렸다.
지난해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 중 가계대출 비중은 38.48%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반면 기업대출 비중은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60.04%를 기록했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은 이미 기업 대출보다 가계대출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K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은 지난 회계연도(2015년 7월~12월)에서 가계에 빌려준 대출금 비중이 각각 66.7%, 50.11%였다.
2금융권 이용자 대부분은 서민층으로 파악되면서 대출 금액 증가는 서민 가계의 몰락을 몰고 올 화약고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가 제2금융권의 배만 불리고 서민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