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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에 딸 놔두고 웃는 저는 미친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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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1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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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에 머문 채 2년…세월에 묻힌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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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이름도 세월호로 지었는데 세월이 참 묘하네요. 2년이 금방 갔어요."

"세월이 빠르다"며 웃는 그의 눈시울이 붉었다. 세월호 참사로 동생과 조카를 잃은 권오복(62)씨. 가족의 시신을 아직 찾지 못한 그는 730일 째 팽목항에 머물러 있다.

권씨는 "2년의 시간을 지냈다기보다는 무작정 버텨냈다"며 "세월이 가다보니 예전에는 동생 이야기만 나오면 막 떨렸는데 지금은 담담하다"고 말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한 컨테이너 임시 숙소에 머물고 있는 단원고 2학년 1반 故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46)씨는 자신을 "미친X"이라고 부른다.

"저 지나다니면 미수습자 엄마인지 몰라요. 막 웃고 다니니까. 내가 만약 세월호 속에 있으면 우리 딸이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할까. 우리 은화는 엄마가 우는 거 싫어할 것 같아서…"

세월호 2주기를 이틀 앞둔 지난 14일 전라남도 진도 팽목항. 참사 이후 두 번째 봄이 돌아왔지만 세월호 희생자들, 이 중에서도 미수습자 가족의 시간은 여전히 '2014년 4월 16일'에 머물러 있다.

맛있는 반찬은 꼭 엄마한테 줬던 은화. 이씨는 "적어도 내 딸을 찾아 묻어는 줘야하지 않냐"며 "그게 정부가 미수습자 가족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라고 강조했다.

"우리 딸 살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보내줄 수만 있게 해 달라는 거잖아요. 내 딸을 찾아서 묻어는 줄 수 있게 해 주세요."

시간이 흐르면서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안타까움도 조금씩 무뎌지고 있다.

팽목항 컨테이너 임시 분향소를 찾은 시민 조전애(35·여)씨는 "2년이 다 되도록 변한 것 없는 세월호 사건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회색에 가깝도록 빛바랜 노란 리본을 물끄러미 바라본 조씨는 "처음에는 안타까워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더 뒤로 가고 있는 것 같다"며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기만 바라는 분위기도 느낀다"고 지적했다.

◇ 노란 은행나무로 다시 태어난 세월호 희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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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속에 아픔과 안타까움은 조금씩 무뎌지고 있지만 희생자들을 잊지 않기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중이다.

팽목항에서 4.16㎞ 떨어진 진도군 임회면 백동리 '무궁화 동산'에는 세월호 희생자 수와 같은 은행나무 301그루가 심어졌다.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의 아들인 션 헵번 페러의 제안으로 지난 9일 마련된 3000제곱미터 크기의 '세월호 기억의 숲'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에서 지인들과 함께 기억의 숲을 방문한 직장인 김명실(30·여)씨는 "아직 나뭇잎도 없고 앙상한 상태지만 10년이 지나면 노랗게 잎이 나길 기대한다"며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딸, 중학생 아들과 함께 공원을 찾은 홍선주(42·여)씨는 "아이들에게도 아픈 역사인 세월호를 보면서 우리의 과제를 생각했다"며 "오드리헵번의 후손들이 조성해 준 숲을 보고 감사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세월호 2주기를 맞아 세월호 추모 행사도 이어진다.

14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팽목항을 찾아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로한 데 이어, 16일엔 김영석 해수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팽목항에서 추모식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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