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당선자가 승리를 확정지은 뒤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이인 기자)
제주시을 선거구에서는 드라마틱한 승부가 펼쳐졌다. 여론조사나 출구조사에서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가 막판 대역전극을 이끌며 승리를 거머 쥐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신도시 표심이 당락을 결정지었다는 분석이다.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선거구는 제주시을 이었다. 승부는 14일 새벽이 되어서야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48) 후보는 새누리당 부상일 후보(45)와 손에 땀을 쥐는 접전끝에 불과 2.9%P차로 이겼다.
오영훈 후보는 45.19%의 득표율로 42.26%를 얻은 부상일 후보를 따돌렸다.
오 후보가 얻은 표는 44,338표, 부 후보 41,456표였다. 두 후보간 2,882표 차이가 났다.
뒤를 이어 국민의당 오수용 후보가 11,467표(11.68%), 한나라당 차주홍 후보 834표(0.85%)를 얻었다.
개표과정에서 두 후보는 엎치락 뒤치락 대접전을 벌였다. 초반에 오영훈 후보가 앞서나갔지만 제주시 구좌읍과 조천읍 지역 투표함이 열리면서 부상일 후보가 역전을 했고 개표 중반까지 지속됐다.
그러나 제주시을 지역의 신도시 표심을 잡은 오 후보가 개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뒤 14일 새벽 끝내 승리를 거머 쥐었다.
오영훈 후보는 서귀포시 남원읍 출신으로 제주시을 지역에서 초중고를 나오지도 않았다.
제주시을에선 그동안 구좌출신의 더불어민주당 김우남 의원이 3선을 했던 곳으로, 별다른 연고가 없던 오 후보가 이길 수 있었던 건 역시 신도시 입주민들의 표심을 꼽을 수 밖에 없다.
(그래픽=제주CBS)
제주시을 선거구에는 이도지구와 아라지구, 삼화지구 등이 개발되며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형성됐다.
특히 삼양동과 화북동에 걸쳐 있는 삼화지구 표심은 이번 20대 총선에 처음 반영됐다.
젊은층 이주민이 삼화지구에 대거 정착하면서 오 후보가 농촌지역의 열세를 뒤집을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로 구좌읍에 연고를 둔 새누리당 부상일 후보는 제주시 구좌읍과 조천읍, 우도면에서 사실상 몰표를 받았다.
그러나 오영훈 후보는 대단위 아파트가 몰린 신도시에서 크게 이겨 부 후보를 따돌릴 수 있었다.
오 후보는 선거기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 한번도 부 후보를 이기지 못했고 개표전 발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도 2.6%P차 뒤지는 것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신도시 표심을 얻는데 성공하면서 막판 대역전극을 펼친 것이다.
오영훈 당선자는 "접전이 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실제 결과가 이렇게 나오니 시민 한분 한분의 지지와 성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욱 실감하게 됐다"며 감사인사를 했다.
이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나타내거나 앞서지는 못했지만 밑바닥 민심은 저한테 있다는걸 확인하고 있었고 경선과정이든, 본선이든 숨어 있는 표심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고 오 당선자는 말했다.
오 당선자는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도 3선의 김우남 국회의원을 0.6%P차로 이겼다.
오 당선자도 승리 배경에 신도시 표심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사전투표나 이주민들의 표심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고 여론조사나 출구조사에서의 2~3%차이는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제주도의회 재선의원 출신인 오 당선자는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에도 도전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김우남 의원에 져 실패했고 이번 20대 총선에서 막판 대역전극을 이끌며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