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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아빠의 성학대, 지역사회는 모두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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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기획 창' 지영이 남매 사건 통해 아동 성학대 실상 고발

(사진=KBS 제공)

 

지난 2014년 9월 한 여성 쉼터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는 열여섯 살 지영이(가명), 피해자는 또래 여학생이었다. 지영이는 쉼터에서 수차례 자살을 시도하는 등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지영이는 여섯 살때부터 10년 넘게 친아빠의 성학대에 시달렸다. 지영이의 남동생인 민호(가명)도 아빠로부터 성추행을 당하는 등 남매는 성학대·구타·방임 등 중복 학대의 피해자였다. 지적 장애인인 엄마는 사실상 남매를 지켜 줄 힘이 없었다.

지영이 아빠는 지난 2014년 시작된 경찰 수사로 12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 사건이 알려지기 5년 전인 2009년부터 이웃 주민들은 이미 지영이가 성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더욱이 지영이가 2011년부터 성학대 사실을 직접 털어놓으면서 학교와 성폭력피해상담소, 청소년쉼터, 지자체 등 지역 사회는 이를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가해자인 아빠에 대한 처벌은 빨리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지영이는 아빠의 성학대에 계속 시달려야 했다.

지역 사회는 왜 아빠를 처벌하는 데 미온적이었을까. 그 안에서 지영이 문제는 어떻게 논의 됐을까. 12일(화)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되는 '시사기획 창'에서 그 전말이 드러난다.

성학대 사실을 털어놓은 뒤 지영이는 집에서 분리 조치됐다. 처음 간 곳은 노인 요양원, 그 이후에도 치료시설이 아닌 청소년 쉼터 등으로 보내졌다.

이런 식으로 지영이가 거쳐간 시설만 17곳에 달했다.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이른바 '쉼터돌이'가 되면서 지영이의 트라우마는 더욱 악화됐다. 현재 친족 성폭행 피해자 쉼터도 제대로 된 치료 시스템이 없는 실정이다.

친족 성학대, 그것도 친아빠로부터 당한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는 일반적인 성범죄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그만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지영이가 아빠의 성학대로부터 빨리 벗어났다면, 제대로 된 시설에서 치료를 일찍 받았다면 지영이의 성추행은 없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를 낸다. 결국 지영이의 힘겨운 구조 요청에 온전한 역할을 하지 못한 사회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시사기획 창에서는 '성 학대의 늪, 아무도 잡아주지 않았다'라는 주제 아래 이른바 '지영이 남매 성학대 사건'을 짚어보고, 우리 사회 아동 성학대의 실상과 허술한 안전망, 피해자 트라우마와 치료 문제를 면밀히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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