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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부 턴 공시생, 지역선발 시험도 조작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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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시험 81점, 본시험은 45점…경찰수사 착수

정부청사에 침입해 공무원 시험성적을 조작한 송모(26)씨. (사진=황진환 기자)

 

정부청사에 침입해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공무원 시험 준비생 송모(26)씨가 1차 지역인재 선발시험에서도 성적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이 해당대학에 공문을 보내 사실 확인작업을 벌이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CBS 노컷뉴스 취재결과 송씨는 지난 1월 치러진 지역우수인재 선발 시험에서 평균 81점이란 높은 점수로 전국 2등으로 합격했다.

그렇지만 불과 한달 반 뒤 치러진 2차 시험에선 절반 수준인 45점을 받았다.

지역 우수인재 선발 시험에서 전국 2등, 지역 1등을 차지했던 송씨가 어떻게 본시험에서는 합격선에 턱없이 모자라는 점수로 불합격했을까?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송씨를 지역인재로 선발한 제주 모 대학교에 선발 시험과정에 조작 가능성이 있었는 지를 확인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또 선발시험당시 송씨가 제출했던 서류와 시험성적 등도 요구했다.

해당 대학측도 시험을 위탁의뢰했던 서울 모 공무원 시험 전문 사설학원측과 협조해 전반적인 과정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과 대학측이 사실조사에 나선 것은 송씨가 치른 1,2차 시험 성적의 차이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공무원 시험 응시자격을 주는 1차 시험에서 송씨는 3과목 각각 1백점 만점에 총 245점으로 평균 81점을 받았다. 전국 277명 응시생 가운데 전국 2위였다.

하지만 한달 반 뒤인 지난달 치러진 2차 시험 즉 국가직 7급 공무원 본 시험에선 평균 45점을 받아 불합격했고 끝내 정부청사까지 침입해 성적을 조작했다가 경찰에 덜미가 잡힌 것이다.

◇ 송씨, 1차 시험서는 평균 81점으로 전국 2등

송씨는 자신이 재학 중인 제주 모 대학에서 지역인재로 선발돼 '2016년 국가직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얻었다.

대학교 지역인재 추천 과정이 사실상 1차 시험에 해당된다.

송씨가 재학중인 대학은 1차 시험을 서울의 한 공무원 시험 전문 학원에 의뢰했고 학원이 출제한 문제지로 지난 1월 23일 PSAT(공직적격성평가) 모의고사, 즉 공무원 추천대상자 선발 시험을 대학교내에서 실시했다.

시험은 언어논리와 자료해석, 상황판단 등 3과목으로 구성돼있고 각각 1백점씩 총 3백점이 만점이다.

당시 전국에서 277명의 응시생이 같은 학원이 출제한 문제로 시험을 봤다. 응시생 277명 중에는 지역인재 1차 응시생은 물론 5급 사무관 일반 공채 수험생도 포함됐다.

송씨가 재학중인 대학에선 22명이 응시했고 이 가운데 송씨를 포함한 7명이 지역인재로 선발됐다.

1차 지역인재 선발시험에서 받은 송씨의 성적표.

 

CBS 노컷뉴스 취재결과 송씨는 바로 이 시험에서 총점 245점으로 합격했다. 전국에서 2등의 성적이었고 응시생 277명의 전체 평균인 182.5점보다 무려 60.5점이나 높은 탁월한 성적이었다.

특히 상황판단 과목의 경우 85점을 얻어 전국 1등인 것으로 확인됐고, 자료해석 과목에서는 77.5점을 받아 2등을 차지했다.

같은 대학교 지역인재 7명중에서도 송씨의 성적은 압도적 1위다. 170점대에서 165점에 그친 2,3위와는 80점 가까이 차이가 났다.

◇ 1차 시험 81점→2차 시험은 45점…학생들 "이해할 수 없다"

해당 시험을 준비했던 한 학생은 송씨의 1차 합격 점수 245점에 대해 "우리끼리 말도 안 되는 점수라고 말한다"며 "시험을 준비해본 사람은 지역에서 그 점수가 나오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은 "당시 시험 난이도가 굉장히 높았는데 3과목 평균 81.6점이 나왔다"며 "상당히 놀랐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특히 "1차 지역인재 추천자 선발시험에서 평균 80점을 넘게 받은 송씨가 정작 공무원 시험에서는 45점에 그쳤다는 것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학교 관계자는 "1차 시험 전날인 지난 1월 22일 담당자가 서울에 직접 올라가 학원측으로부터 시험지를 받아 왔고 학교 내 특정 사무실에 시건장치를 해 보관했다"고 말했다. "열쇠는 담당자 개인이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험은 해당 대학교에서 1월 23일 오전 10시에 치러졌고 학생들이 써낸 답안지는 채점을 위해 학원측으로 다시 보내졌다.

대학 관계자는 "답안지를 학교에서 이틀동안 보관했다"며 "25일 낮 12시30분 제주우편집중국에서 등기우편으로 사설학원에 보내졌고, 26일 오후 4시에 학원 측이 수령했다"고 밝혔다.

시험 결과는 하루 뒤인 27일 밤 11시 이메일을 통해 PDF파일로 대학 담당자에게 전해졌다.

경찰은 바로 이 과정에서 시험지가 유출됐거나 점수가 조작됐는지를 조사하고 있고 대학측에도 공문을 보내 사실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 1차 조작 사실이면 탈락자 반발 등 파장 클 듯

1차 시험도 조작됐을 경우 지역인재 선발에서 탈락한 학생들의 반발 등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송씨는 정부청사에 침입한 뒤 45점이었던 자신의 2차 필기시험 점수를 75점으로 고치고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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