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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소주' 마을주민 1명 경찰소환 직전 음독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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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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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시신 부검 결과 농약소주와 같은 성분 나와

 

'청송 농약 사망 사건'이 발생한 마을 주민 1명이 경찰 조사를 앞두고 농약을 마시고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8시께 청송군 현동면 눌인3리 주민 A(74)씨가 축사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병원 이송 직후인 오전 10시께 숨졌다.

경찰은 A씨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경찰에 소환돼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경찰은 그동안 마을주민 90명 가운데 사건 당시 마을회관에 있던 주민 가족이나 숨진 주민과 갈등이 있을 만한 주민을 소환해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벌여왔다.

조사 대상자는 10명 이내라고 밝혔다.

A씨는 그동안 경찰 수사선에 오르지 않았으나 가족이 사건 당시 마을회관에 있었고 마을회관 열쇠를 갖고 있어 거짓말탐지기 조사 대상에 올랐다.

거짓말탐지기 조사 내용은 농약을 소주병에 넣은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조사 대상인 A씨가 갑자기 사망함에 따라 유족 동의를 얻어 부검을 의뢰했다.

A씨는 지병이 있어서 사망 직후에는 사인이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A씨 사인이 '약독물 중독사'고 혈액·위 내용물에서 농약소주 사망에 사용된 농약과 같은 성분이 나왔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를 지난 2일 통보받았다.

쓰러진 A씨와 3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드링크제병에서도 같은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 관계자는 "성분은 같지만 같은 농약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집이 마을과 멀리 떨어진 골짜기 위에 있고 외부인 출입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A씨가 발견된 축사에 가려면 2㎞ 계곡 아래에 있는 A씨 집을 거쳐야 한다.

경찰은 타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으나 A씨가 농약을 마시고 스스로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

경찰 관계자는 "누군가가 일부러 A씨를 살해하려고 했다면 A씨가 쓰러진 장소 주변에 드링크제 병을 그대로 뒀을 리가 없다"며 "현재는 외부인에 의한 타살 가능성은 낮다고 보며 자살로 본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경찰 조사를 앞두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불안해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A씨가 지난달 31일 숨진 사실이 3일에서야 알려진 것과 관련해 경찰이 숨기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경찰 수사 과정에서 강압이 있었는지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사망을 일부러 숨긴 것이 아니라 감식 결과가 2일 나왔다"며 "A씨는 그동안 탐문 조사 대상이었을 뿐 직접적인 조사를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강압조사라고 할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와 농약소주 사망사건 사이에 관련성이 있는지를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9일 오후 9시 40분께 청송군 현동면 눌인3리 마을회관에서 박모(63)씨와 허모(68)씨가 고독성 농약이 든 소주를 마시고 쓰러졌다.

박씨는 숨졌고 허씨는 중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다가 의식을 되찾았다.

경찰은 사건 직후부터 경북경찰청과 청송경찰서 직원을 투입해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범인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뾰족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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