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경찰서가 발부한 최부옥 기장 총회장 출석요구서. 기장총회는 교회에 대한 공권력의탄압이라며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기장총회홈페이지)
한국기독교장로회를 대표하는 총회장이 경찰 출석요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기장총회는 군사독재시절에도 없었던 총회장 출석요구에 기장교단 뿐 아니라 한국교계에 대한 공권력의 탄압이라며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장총회 최부옥 총회장과 이길수 부총무, 실무담당자인 김지목 목사는 지난 30일 서울남대문경찰서로부터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4월 2일까지 남대문서 지능팀으로 출석하라는 내용이다.
앞서 지난 21일 교단 차원의 시국기도회를 열었던 기장총회는 국가인권위원회 앞을 지나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하던 도중 경찰과 대치했고, 길거리에서 성찬예식을 진행한 바 있다.
경찰은 이를 신고한 내용과 다른, 차로 점거로 보고 집시법 위반으로 출석을 요구한 거다.
지난 21일 평화행진 도중 경찰에 가로막힌 기장총회 시국기도회 참가자들. (사진 = 기장총회 홈페이지)
지난 21일 행진과 성찬례집례를 막으려는 경찰과 기장총회 시국기도회 참가자들이 대치하면서 몸싸움이 일어났다. (사진 = 기장총회 홈페이지)
그러나 기장총회는 “행진인원이 300명 미만이어서 행진을 가로막는다는 경찰 측의 주장에 법적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면서 “이는 헌법이 보장한 집회 결사의 자유, 종교양심의 자유를 경찰 입맛대로 침해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출석요구를 받은 이길수 부총무는 “과거 유신독재시대에도 행진을 가로막거나 총회장에게 출석요구를 하는 일은 없었다”면서 “남대문경찰서의 이번 대응은 교단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이며, 하나님나라를 향한 종교인들의 외침과 헌법적 권리를 경찰이 통제하려는 반민주주의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기장총회는 이에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하고 남대문경찰서장과 지난 21일 시국기도회 지휘책임자 경비과장의 즉각 해임을 요구했다. 또 총회장 출석요구서의 철회와 경찰청장의 사과, 종교인의 집회 보장도 요구했다.
기장은 오는 4월 7일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전국 목회자들이 참여하는 긴급시국기도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촉구할 계획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기장 총회장 출석요구와 관련해서 홍윤식 행정자치부장관에 항의서한을 보내 깊은 유감과 항의를 표했다.
교회협의회는 서한에서 이번 사태는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와 선교의 자유, 표현과 양심의 자유에 대한 도전과 침해라면서 ▲경찰청장의 유감표명과 재발방지 약속 ▲남대문경찰서장의 해임 ▲ 집시법의 왜곡된 적용개선과 남용방지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교회협의회는 ‘기장은 지난 반세기 이상 한국사회의 민주화와 정의실현을 위해 앞장서서 기도해온 교단’이라며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9개 회원교단 5백만 성도들과 함께 기도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