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피'에 중독되는 청년들…"유명해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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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추적 60분', SNS 현피 실태 파헤쳐

(사진=KBS 제공)

 

'현실'과 '플레이어 킬'(Player Kill)의 준말로, 웹상에서 벌어지는 일이 실제 살인·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을 나타내는 신조어, 바로 '현피'다.

30일(수) 밤 11시 10분 전파를 타는 KBS 2TV '추적 60분'에서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놀이처럼 번지고 있는 'SNS 현피'의 실태를 들여다본다.

어느 날 모두를 충격 속에 빠뜨린 동영상 하나가 SNS에 올라왔다. 어둠 속에서 한 남성이 심한 욕설과 함께 미성년자를 폭행하는 영상에는, 그 상황을 지켜보며 촬영하고 있는 여러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동영상은 SNS를 통해 급속히 펴졌고, 수많은 사람들이 폭행 남성을 비난하는 악성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그는 누구이며 왜 미성년자를 폭행한 것일까.

폭행 남성은 약 2m 크기의 '샴악어'(국제멸종위기종 1급)를 집에서 키우고 있는 20대 후반의 김 씨였다. 5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린, 일명 'SNS 스타'인 그는 심한 악성댓글에 시달린 끝에 고등학생인 피해자를 찾아가 폭력을 휘둘렀다는 것이다.

"SNS 스타들은 정보란 정보는 얻으려면 다 얻을 수 있거든요. '나 이 사람 잡고 싶은데 정보를 달라' 하면 메시지가 날아와요." (김 씨의 지인)

SNS 스타였던 그가 피해자의 신상 정보를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게시물 하나로 피해자의 집주소, 전화번호까지 알아내는 것이 몇 시간 만에 가능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김 씨의 폭행사건 당시 동행해 동영상을 촬영한 이들이 서로 일면식도 없던 사이였다는 점이다. 이들은 대체 무슨 관계였고 김 씨는 어떻게 이들을 범행현장으로 끌어들였을까.

지난 2013년 부산 해운대에서는 외출을 위해 집을 나서던 여성이 아파트 계단에서 마주친 남성에게 칼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살인사건이었다.

"피의자는 광주에 살았고, 피해자는 부산에 살던 사람이고 둘이 특별한 어떤 이유가 있지 않는 이상 만날 수 없었던 관계죠." (담당 형사)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곳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였다. 게시판 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던 피해 여성은 모두의 관심 대상이었다는데, 두 사람은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피의자 남성은 어떻게 피해 여성을 찾아갈 수 있었을까. 그리고 무엇이 그를 살인까지 계획하게 만들었을까.

한 포털 사이트에 연재되고 있는 작가 박태준의 인기 웹툰 '외모지상주의'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10대들의 생활상을 그린 유쾌하고 풍자적인 이야기로 젊은 독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최근 화제가 된 '추격전' 편은, SNS 상에서 만난 상대를 찾아가 폭행한다는 내용으로, 여러 명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한다.

"관심을 얻고 싶고 유명해지고 싶은데 방법은 없고, 싸움을 걸어서 현장을 중계하는 거죠. 근데 이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게 문제예요." (웹툰 작가 박태준)

최근 직접 연출한 현피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화제를 모은 SNS 스타. 그는 무려 1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자동차 바퀴에 다리 깔리기' '젖꼭지에 폭죽 터트리기' '선인장 먹기' 같은 황당무계한 엽기 동영상으로 SNS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그는 왜 현피 동영상을 제작했을까.

10대들은 현피에 대해 "자극적인 거 있으면 재밌다고 생각해요" "보면 웃고 넘기" "싸움 구경 같은 거 재밌잖아요"라고 말한다.

SNS에서 쏟아지는 대중의 관심이 곧바로 돈이 되는 시대다. 팔로워 수가 많을수록 얻게 되는 경제적인 이득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SNS 마케팅의 유혹이 더욱 폭력적이고 엽기적인 영상을 양산해 내고 있는 셈이다.

그 영향은 10대들에게 고스란히 남겨지고 있다. 추적 60분에서 그 잔혹한 살상을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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