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스마트이미지 제공
전 영국 복싱 챔피언이 시합 직후 뇌출혈을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졌다.
닉 블랙웰(26)은 27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영국 미들급 타이틀 3차 방어전에서 크리스 유뱅크 주니어에게 10라운드에서 레프리 스톱 TKO패했다.
이날 블랙웰은 초반부터 일방적으로 밀렸다. 3라운드에 이미 코 부위에 출혈이 발생했고, 4라운드에서 소나기 펀치를 내줬다. 7라운드에서는 묵직한 펀치를 수 차례 허용하며 그로기 상태에 몰렸다. 왼쪽 눈이 점점 부어올랐다.
10라운드 2분 여가 지났을 무렵, 링닥터가 '블랙웰의 왼쪽 눈이 심하게 부어올라 경기를 진행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제서야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이후 블랙웰은 경기장 안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들것에 실려 근처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로버트 스미스 영국복싱위원회 사무총장은 28일 BBC와 인터뷰에서 "블랙웰이 뇌출혈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이 수술 대신 의도적인 혼수상태(Induced coma)를 유도했다. 부기를 가라앉히고 뇌압을 낮추기 위한 조처"라며 "집중 치료 중이다. 현재로선 경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유뱅크 주니어는 경기 후 "큰 펀치를 여러 차례 적중시켰다. 심판이 좀 더 일찍 경기를 중단시켜야 했다"며 "블랙웰은 진정한 파이터다. 회복할 거라 믿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번 사고로 복싱 선수의 뇌 손상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25년 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유뱅크 주니어의 아버지이자 전 복싱 세계챔피언인 크리스 유뱅크 시니어는 1991년 세계 슈퍼미들급 타이틀전에서 마이클 왓슨에 승리했다. 경기에서 패한 왓슨은 뇌 혈전으로 6번의 수술을 받고 40일간 혼수 상태로 누워있었다.
뇌장애협회 '헤드웨이'(Headway) 피터 맥카베는 "복싱은 본질적으로 위험한 스포츠다. 복서들은 뇌 손상이라는 위험요소를 안고 링에 올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