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전후한 시기에 여성은 물론 남성도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하루 2잔 이상 마시면 유산 위험이 거의 두 배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오하이오주립대학 공동 연구팀은 단태아(비 쌍둥이) 임신 미국인 커플 344쌍을 대상으로 임신 전 4주 및 임신 후 7주 동안 카페인 음료 및 종합비타민 등의 섭취와 유산 간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의학 전문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의 2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의 조사 대상 커플 가운데 28%인 98쌍이 유산했다.
임신 당시 여성 나이가 만 35세 이상인 경우 유산 위험이 35세 미만 젊은 여성에 비해 96% 높았다.
또 임신 전 4주 동안 매일 2잔 이상 카페인 음료를 마신 여성의 경우 유산 위험이 74% 컸다.
주목되는 건 임신 전 4주 동안 배우자인 남성이 카페인 음료를 2잔 이상씩 마신 경우에도 여성의 유산 위험이(73%) 마찬가지로 커졌다는 점이다.
이 연구팀이 앞서 시행한 다른 연구에선 임신 7주까지의 초기에 카페인 음료를 2잔 이상 마신 여성의 유산 위험이 이번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았다.
카페인 음료엔 커피, 탄산음료, 속칭 에너지드링크 등 여러 형태를 다 포함했다.
연구팀은 인과관계를 따지는 것이 이번 연구의 목적이 아니어서 원인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정자와 난자도 더 노화되고 해로운 환경물질에 더 많이 오랫동안 노출된 탓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카페인도 알코올, 니코틴 등 여러 종류의 환경물질과 마찬가지로 임신부와 태아, 남자와 정자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저메인 벅 루이스 NIH 산하 국립 아동건강 및 인간발달연구소(NICHHD) 소장은 임신을 계획 중인 남녀는 카페인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면서 임신 계획 여부와 관계없이 가임기 남녀는 먹고 마시는 것을 비롯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선 종합비타민을 복용하는 여성은 유산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4주 전 종합비타민을 복용한 여성의 유산 위험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55%, 임신 전 및 임신 기간 내내 복용한 여성은 79% 감소했다.
기존의 다른 연구들에서도 비타민 B6와 엽산복용이 유산 위험을 줄인다는 보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