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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한민국 재벌 3~4세 '윤리교육'부터 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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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사진)

 

'진심이 짓는다'는 카피로 잘 알려진 국내 대형건설사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48)의 '갑질' 논란에 분노와 비난이 들끓고 있다.

이 부회장의 승용차를 운전했던 기사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 위험천만한 부당지시를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서슴없이 쏟아냈다.

이 부회장의 운전기사였던 A씨는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름 남짓 일했던 기간이 "지옥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운전 도중에 앞 차와의 간격이 벌어지기라도 하면 이 부회장은 "붙여, 이 XXX야" 등의 욕설을 쏟아냈다.

코너를 돌 때 핸들을 미처 한 번에 꺾지 못하고 풀었다가 다시 돌리면 욕설과 함께 손으로 머리를 마구 때리기도 했다. 운전기사가 '인간에서 쓰레기가 되는 순간'이었다고 A씨는 털어놓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부회장은 운전기사에게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기사들은 운전 중에 앞뒤와 좌우를 직접 고개를 돌려 확인하느라 브레이크와 핸들에 신경을 잘 쓸 수 없는 지경이었고, 그래서 차가 흔들리면 뒤쪽 자석에서 폭언을 쉴 새 없이 내뱉었다.

이 부회장은 운전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즉석에서 해고시켰다. 그 장소가 도로 한 가운데든 어디든 상관없이 사전 통보도 하지 않고 잘랐다. 이렇게 잘린 운전기사가 지난해에만 약 40여명에 달했다. 그런데도 이 부회장은 반성은커녕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준용 명예회장의 3남 2녀 중 장남이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귀국해 1995년 27살 나이에 대림엔지니어링 경영기획부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47살 나이로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아이앤에스와의 합병으로 최대 주주가 됐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립산업의 지분 21%를 가진 그룹 지주사인 회사다. 건설업계에서는 최초로 3세 경영자로서의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이 부회장이 미국 유학을 다녀오고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았지만, 사회윤리와 도덕 그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 이타심을 체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는 이 부회장의 일탈된 '갑질'을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어린시절부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배운 것은 지식과 개인중심의 이기주의, 승자 독식주의가 아니었을까 짐작된다.

이 부회장이 직장 공동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개인의 존엄성을 알지 못하고, 평등이라는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윤리의식이 없는 이유다. 대한민국 재벌 3~4세들의 인성이 그 정도라면 기업의 미래가 두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수성가로 기업을 일군 창업세대의 할아버지들은 학문과 지식은 미흡할지 몰라도, 지혜와 인격을 갖춘 경영의 수재들이었다. 직원 개개인의 존엄성을 알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기업의 자산이라는 것도 알았다. 기업 공동체를 가정 공동체처럼 소중하게 여겼기 때문에, 자기 직원들이라고 해서 개나 소 부리듯 함부로 대하지는 않았다.

이제라도 재벌 3, 4세들의 비뚤어진 가치관과 윤리의식에 대한 공론의 장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들의 잘못된 인성과 품성이 고쳐지지 않은 채 대기업 총수 자리에 올랐을 때를 상상하면 숨이 막힌다. 재벌 3, 4세들의 무자비하고 폭력적이며 오직 기업의 이윤과 자기 밖에 모르는 냉혈한 같은 이기주의가 판을 친다면 대한민국 경제계의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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