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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오리온, 그저 3점슛 감이 좋았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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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KBL 결승서 2경기 연속 KCC 완파한 이유는?

고양 오리온의 조 잭슨 (사진 제공/KBL)

 


고양 오리온의 기세가 보통이 아니다. 전주 KCC와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첫 경기를 내주더니 2,3차전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단숨에 승부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가히 충격적이다. 오리온이 2경기 연속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지난 전주 2차전에서 KCC를 99-71로 완파한 오리온은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홈 3차전에서 92-70 대승을 거뒀다.

경기인 출신 전문가 다수는 정규리그 챔피언 KCC의 우세를 전망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이 다르다. 챔피언결정전은 왜 이런 흐름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오리온, 3점슛 감각이 좋다? 아니다

오리온은 지난 2차전에서 3점슛 18개를 던져 10개를 넣었다. 56%의 높은 성공률이다.

단순히 오리온의 슛 감각이 좋았기 때문일까? 그렇게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KCC의 외곽 수비가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리온이 던진 3점슛 18개 중 15개가 오픈 기회였다. 수비수가 슈터를 견제하지 못한 상황에서 슛을 던졌다는 이야기다.

3차전에서도 그랬다. 오리온은 김동욱이 2쿼터 막판 극적으로 성공시킨 버저비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오픈 기회에서 3점슛을 던졌다.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오픈 기회에서 던지는 슛과 수비를 달고 던지는 슛의 난이도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오리온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애런 헤인즈나 조 잭슨 등 누군가 돌파를 하고 도움수비의 미동이 보이면 슈터는 조금씩 자리를 바꿔 상대 수비에 혼란을 줬다.

오리온은 이날 3점슛 25개를 던져 12개를 성공시켰다.

◇KCC, 너무 많은 변화를 줬나?

추승균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수비와 공격을 많이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2차전에서 점수를 너무 많이 줘서 수비에 변화를 줬다. 일단 몸싸움을 많이 하라고 했다"며 "에밋에 대한 견제가 강해서 국내 선수들의 움직임에도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KCC의 변화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추승균 감독은 "2차전에서 조 잭슨에게 3점슛 3방을 맞았다. 선수들이 트라우마를 겪을 것 같아 거기에도 대비했다"며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사항이 많아졌다. 그 중에서도 리바운드를 가장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벤치가 요구한 어떤 변화도 코트에서 잘 실현되지 않았다. 에밋이 공격할 때 국내 선수의 유기적인 움직임은 잘 나타나지 않았고 오리온에게 끊임없이 외곽 오픈 기회를 허용했다. 너무 많은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일까? KCC 선수들은 집중력이 떨어져 보였다.

◇강력한 '에밋 GO' 하지만 막혔을 때는?

KCC가 자랑하는 안드레 에밋의 1대1 공격은 2차전부터 실종됐다. 오리온은 힘에서 밀리지 않는 김동욱을 수비수로 내세웠고 적극적인 도움수비로 에밋의 공간 침투를 원천 봉쇄했다.

그러나 도움수비는 대가가 따르는 법. 누군가는 오픈 기회를 맞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KCC는 에밋이 공을 빼줘도 오픈 기회로 연결되기까지의 볼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에밋과 신명호가 함께 뛸 때 코트 밸런스에도 문제가 있어 보였다. 신명호는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백코트 수비수. 오리온의 조 잭슨이 활약한다면 KCC에게는 신명호가 필요하다.

그러나 신명호가 코트에 서면 오리온은 보다 쉽게 에밋에게 집중 수비를 가할 수 있다. 신명호의 외곽슛을 포기하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코트에서 에밋과 신명호가 함께 뛸 때 공격의 흐름이 막히는듯한 장면이 여러차례 나왔다.

'에밋 GO'가 잘 이뤄진다면 수비를 강조하는 라인업을 밀어붙여도 된다. 그게 아니라면? 쉽지 않다. 에밋을 제외하고 공격을 풀어줄 카드를 찾지 못했다. 김태술은 이날 경기에서 거의 뛰지도 않았다.

◇에너지의 수준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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