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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헤비급 챔피언 꿈꾸는 42살 마크 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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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스 전 승산…미오치치·베우둠 전은 불리"

 

어느덧 42살. 그는 2000년대 초반까지 최고 입식격투기 무대 K-1을 주름잡았다. 2001년 K-1 월드그랑프리 챔피언에 등극했고, 레이 세포(뉴질랜드)와의 '노가드 게임' 등 숱한 명승부를 제조했다.

2004년에는 프라이드를 통해 종합격투기로 전환했다. 5연승과 5연패를 오갔다. 2010년, 그가 UFC에 오자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딴 길을 찾아보라'며 대놓고 면박을 줬다. UFC 전적은 12전 7승 4패 1무효.

하지만 그의 경기는 겉으로 드러난 성적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항상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명승부를 만들고,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기량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 사모안' 마크 헌트(42, 뉴질랜드) 이야기다.

헌트는 지난 20일(한국시간) 호주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85' 헤비급 경기에서 프랭크 미어(37, 미국)에 1라운드 펀치KO승을 거두고 3년 만에 다시 연승가도에 들어섰다.

헌트는 미어가 머리를 숙인 순간 잽 속임수 동작을 취한 후 오른손 훅을 적중시켰다. 미어가 넘어지자 그는 경기가 끝났다는 것을 직감한 듯 후속타 없이 쿨하게 돌아섰다. 최고 피니시였다.

◈ 갈수록 가량 무르익어…약물검사 강화 반사이익도

대권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헌트. 그가 42살 나이에도 여전히 무르익은 기량을 과시하는 비결은 뭘까.

김대환 격투기 전문 해설위원은 "승패와 상관 없이 종합격투기 경기 경험이 많이 쌓였고, 프라이드 시절부터 UFC 데뷔전까지 6연패하는 등 위기에 몰린 후 훈련을 열심히 한 덕분"이라며 "그러다 보니 킥복싱 선수로서 다져온 기량을 발휘할 준비가 된 것 같다"고 했다. 헌트는 종합격투기에서 23전 12승 1무 10패의 전적을 보유하고 있다.

UFC의 약물검사 강화로 헌트가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조심스러운 추측도 가능하다. UFC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미국반도핑기구(USADA)를 통해 소속 파이터의 혈액과 소변을 불시 검사하고 있다. 이후 헤비급 판도에 조금씩 균열이 생겼다. 극강의 전력을 과시했던 몇몇 선수의 기량이 예전만 못하고, 하락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김대환 해설위원은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헌트가 지금까지 약물검사에서 한 번도 적발된 적 없고, 도핑 강화 후에도 기량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건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했다.

◈ 산토스 전 승산…미오치치·베우둠 전은 불리

헌트의 꿈은 당연히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일 미어 전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주니어 도스 산토스, 스티페 미오치치, 챔피언 파브리시오 베우둠과 재대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산토스, 미오치치, 베우둠은 모두 헌트에게 뼈아픈 KO패를 안긴 상대. 헌트는 산토스에게는 3라운드 KO패(2013년 5월), 베우둠에게는 2라운드 KO패(2014년 11월), 미오치치에게는 5라운드 KO패(2015년 5월)했다.

재대결 한다면 승리할 수 있을까. 산토스 전에서는 승산이 있다.

김대환 위원은 "산토스의 스피드와 공격성이 예전같지 않다. 전체적으로 헌트와 싸웠을 때의 모습이 아니다. 산토스와 다시 붙으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했다. 산토스는 지난해 12월 알리스타 오브레임에 2라운드 KO패했다. 헤비급 랭킹은 5위(3월 7일 기준)까지 떨어졌다. 오는 4월 11일 크로아티아에서 벤 로스웰과 맞붙지만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반면 미오치치·베우둠 전에서는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김 위원은 "헌트는 기술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회를 순간 포착한 후 각도를 꺾어 넣는 한 방이 예술"이라며 "로이 넬슨, 안토니오 실바, 미어처럼 자신의 타격 거리 안에 놓고 싸울 수 있는 상대한테는 무적이다. 타격이 적중되는 거리에 서 있으면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미오치치나 베우둠처럼 자신의 타격 거리 밖에서 빠르게 왔다갔다 하면서 그래플링 실력까지 좋은 상대에게는 약점을 보였다. 그렇다고 헌트가 공격형 레슬링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며 "이전 경기에서 드러난 한계를 어떻게 보완하고 극복할지 궁금하다"고 했다.

지난해 5월 미오치치 전은 특히 처참했다. 신장과 리치에서 불리한 헌트는 좀처럼 타격 거리를 잡지 못했고, 그라운드에서 잇따라 테이크다운을 허용하며 시종일관 밀렸다. UFC 공식자료에 따르면 헌트는 이날 타격을 361회 허용하고 테이크다운을 6번 당했다.

"재대결에서 져본 적 없다"는 헌트. 과연 황혼기를 맞은 파이터 인생의 대미를 챔피언 벨트로 화려하게 수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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