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는 고난주간입니다.
고난주간이 시작된 어제(20일) '대한성공회 나눔의 집'은 이 땅에 고난 받는 이들, 특히 KTX해고 승무원들과 함께하는 예배를 드렸습니다. 조혜진기잡니다.
고난주간이 시작된 20일 ‘대한성공회 나눔의집’은 용산 역 앞에서 KTX 해고 승무원들과 함께하는 예배를 드렸다.
[기자]
예수그리스도가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사람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환호했지만, 한 주간이 지나기도 전에 예수를 죽이라고 소란을 피웠습니다.
환호와 배신, 십자가의 죽음까지 이어졌던 고난주간.
나눔의집의 신부와 성도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성찬에 참여하면서, 우리의 죄를 사하기 위해 기꺼이 감내했던 주님의 죽음을 기억하며 고난주간을 맞이했습니다.
특히, 고통당하는 이들을 감싸안으셨던 예수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우리사회 고통당하는 이들의 아픔에 동참했습니다.
긴 법정투쟁으로 지친 KTX여승무원들과 진실규명을 위해 울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 그리고, 진정어린 사과를 받지 못한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녹취-현장음]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
"오늘 우리가 함께 고난을 나누고 있는 KTX 승무원노조를 위해 기도합시다. 7년의 법정 투쟁을 포함해서 10년의 투쟁을 이어온 그분들입니다."
KTX 열차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이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예배에 참석한 KTX열차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은 한국철도공사가 정규직 약속을 저버린 채 자회사의 비정규직 신분을 유지하려하자 직접고용을 주장하다 해고당했었다며, 지난 일들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철도공사와 승무원 간의 근로관계를 인정하며 승무원들의 손을 들어준 1,2심과는 달리, 지난해 2월 대법원은 "둘 사이의 직접 근로관계를 단정 지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겪어야했던 아픔도 나눴습니다.
[녹취] 김승하 지부장/KTX 열차승무부
"대법원 판결문이라는 것이 기록에 남는 것인데요. 그것도 이렇게 어이 없이 내가 읽어봐도 상식에 어긋나는 이런 판결을 대법원 판사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이런 사회가 됐구나.."
고난주간을 시작하는 한국교회는 죽음의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사랑하셨던 이 땅의 모든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기도를 모으고 이들의 투쟁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영상취재/최현 영상편집/이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