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BS 제공)
27일(토)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11년 전 광주의 한 집성촌을 떠들썩하게 했던 '주유소장 살인 사건'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친다.
지난 2005년 5월, 광주광역시 외곽의 주유소 창고 안에서 주유소장 김 씨가 살해된 채 발견됐다.
주유소 문은 안에서 잠겼고 열쇠는 평소대로 사무실 안에 있었다. 밀실과 같은 주유소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 강도가 저지른 범행이라기에 현장은 깨끗했고, 범행 수법은 지나치게 잔인했다.
"증정용 휴지가 다 떨어져서 가져오려고 창고를 여는데 어두운 곳에서 나는 이상하게 냄새를 느꼈어요. 피 냄새 같기도 하고 막 역겹더라고요." - 당시 주유소 직원 인터뷰 중 -
경찰 수사 결과 범인은 불상의 둔기로 김 소장을 수십 차례 내리친 뒤 모든 문을 잠그고 화장실 창문으로 도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명 '광주 주유소장 살인 사건'이 있고 나서 동종 전과자는 물론 이웃 주민, 가족까지 꾸준히 조사를 받았지만 11년이 흐른 지금까지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180cm, 90kg의 건장한 김 소장에게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사라진 휴대전화와 의문의 발신자…사건에 침묵하는 마을 사람들
(사진= SBS 제공)
현장에서 사라진 건 범인만이 아니다. 김 소장의 휴대전화도 함께 없어졌다.
김 소장은 보통 저녁 9시면 영업을 마치고 퇴근했지만 사건 발생일은 저녁 8시 50분까지 2명의 손님을 만났다. 옆집에 살던 건물주와 주유를 하러 온 은행조합 직원이었다. 김 소장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이 조합 직원은 범행시각으로 추정되는 9시 20분 무렵 의문의 번호로 걸려온 부재중 전화 2통을 발견했다.
바로 다시 걸었지만 받지 않았던 이 번호는 놀랍게도 숨진 김 소장의 것으로 확인됐다. 두 차례의 발신은 김 소장의 마지막 SOS였을까, 아니면 휴대전화를 가져간 살인범의 잔인한 조작이었을까.
이상한 점은 또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11년 전 사건에 대해 쉬쉬한다는 것이다. 사건에 대해서는 모두가 알지만 범인에 대해서는 다 같이 말할 수 없다는 입장. 제작진은 당시 담당 형사에게서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같은 성씨가 이렇게 집단으로 형성된 마을이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게 있어도 그렇게 진술을 하기 꺼리고 있어요. 두 용의자 중 한 명은 바로 옆집이었고 다른 한 명은 걸어서 5분 내지 1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에 살았는데..." - 당시 사건 담당 형사 인터뷰 중 -
경찰은 끈질긴 수사 끝에 유력한 두 용의자를 포착해 조사했지만 수차례에 걸친 진술 번복과 알리바이 부재에도 불구하고 직접 증거를 찾지 못했다. 살해 동기조차 찾기 어려웠던 상황. 그러던 중, 남에게 원망 한 번 들은 적 없다던 김 소장의 숨겨진 비밀이 드러났다.
제작진은 유일한 단서인 2005년 진술 기록을 통해 당시 용의자들과 이웃들을 만나고, 그들의 진술 속 모순과 오류를 재차 검증해보기로 했다. 전문 프로파일러와 현장에 동행해 범인의 동선을 추적하는 한편, 경찰행정학과 및 범죄심리학과 교수로 구성된 전문가 3인에게 진술 분석을 의뢰했다.
11년 전 김 소장의 마지막 손님은 누구였고, 왜 그를 그토록 잔인하게 죽일 수밖에 없었던 걸까.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진실을 추적한다.